“버스 준공영제, 다시 설계해야”

2026-01-15 13:05:04 게재

정원오 성동구청장

파업 계기, 쓴소리

서울 시내버스가 2년만에 멈추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가운데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파업을 계기로 시내버스 준공영제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정 구청장은 지난 14일 누리소통망에 ‘이제는 고쳐 쓰기가 아니라 다시 설계할 때’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 2004년 버스 준공영제 도입으로 분명 긍정적 변화도 있었다면서도 한계가 함께 나타났다고 짚었다. 난폭 운전이나 무정차 통과가 줄었고 버스 기사 처우가 개선된 점 등은 긍정적이나 서울시 재정 부담이 구조적으로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64개 업체 운송 적자는 한해 약 5000억원 규모다.

정 구청장은 “이번 파업은 단순한 임금 협상을 둘러싼 노사 간의 갈등이 아니다”며 “공공의 안정성과 민간의 효율성 사이에서 균형을 잃은 현행 준공영제의 구조적 한계를 그대로 드러내는 단적인 사례”라고 단언했다. 운영은 민간이 맡고 책임은 공공이 떠안는 모호한 구조로 인해 갈등이 반복된다는 얘기다.

정원오
정원오 구청장이 서울 시내버스 파업과 관련해 버스 준공영제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을 누리소통망에 게시했다. 사진 정원오 구청장 누리소통망

그가 제시한 대안은 노선 특성과 수요에 따라 민영제와 공영제를 보다 명확히 구분하는 이원화 모형이다. 시내버스 재정 지원을 단계적으로 줄이되 마을버스 노선을 확대하고 사각지대에는 공공버스를 투입해 기본적 이동권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그 연장선에서 성동구 공공시설 무료 순환버스(성공버스)를 참고 사례로 들었다. 운행 1년여 만에 하루평균 이용자가 3000명을 넘어섰는데 도입 이후 마을버스 이용객이 7.2%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는 “교통 소외지역을 연결해 새로운 수요를 만들고 그 수요가 다시 기존 대중교통 이용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원오 구청장은 “어디에 살든 대중교통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도의 미세 조정이 아니라 대수술이 필요한 시기”라며 “서울 대중교통이 어떻게 지속 가능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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