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경제활성화에 이념은 없다

2026-01-15 13:00:05 게재

우리나라가 1991년 중국과 수교 이후 2024년까지 34년 동안 6800억달러가 넘는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홍콩을 통한 무역흑자를 제외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홍콩과의 무역흑자 규모는 6200억달러가 넘는다. 대 중국수출이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3만5000달러를 달성하는데 크나큰 기여를 한 것이다.

2023년부터 무역적자로 바뀌고 있지만 중국은 아직도 자기들이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한국이 홍콩을 통한 중국으로의 간접수출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통계는 홍콩을 통한 간접무역은 홍콩에 대한 무역으로 따로 집계하고 있다.

대중국 외교전략 미숙으로 인한 관계악화는 치명적

순수한 대중국 무역은 2023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중국의 국산화 진전으로 인한 자급률 향상, 한국기업의 생산기지 다각화, 수출품목의 변화, 가성비 좋은 중국제품의 수입증가 등을 들 수 있다. 대중국 외교전략 미숙으로 인한 관계악화는 치명적이다. 우리나라의 새로운 전략적 수익모델인 문화상품을 비롯한 여러가지 산업의 수출이 타격을 받아왔다. 중국이 한한령을 철회하도록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

중국이라는 시장은 매우 빠르게 커졌다. 국민총생산(GDP) 기준으로 미국의 66%까지 성장했다. 물가수준을 고려한 구매력 평가기준(PPP)으로는 미국을 추월한지 오래다. 중국 경제규모는 일본의 거의 5배 규모다. 우리나라 GDP 규모의 10배가 넘는 크나큰 시장이다.

번성하던 시절 영국 수상을 지낸 헨리 존 템플(파머스톤경)은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 오직 국가의 이익만이 영원하다”고 강조했다. 냉혹한 국제사회 현실을 대변하는 말이다. 요즈음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을 보면 이해가 가는 명언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강조했던 것처럼 우리나라는 수출만이 살길이다. 이념을 초월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시장 등을 모두 공략해야 한다. 자원도 없고 인구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시장에 의존하기에는 너무 커져버린 우리나라 주요기업들의 전략적 애로사항을 해결하는데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이념의 함정에 갇혀 혐중이나 혐한이 확대되면 그 피해는 기업이나 국민 몫이 된다. 혐중을 부추기기 위해 이념대립의 함정을 극대화시키는 것은 우리나라 기업을 위하는 길이 아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경쟁국가이자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 해외시장에서 경쟁적 관계는 유지되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중국시장 공략역량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점을 여야를 막론하고 국가지도자들이 명심해야 한다. 소집단 이익을 위해 이념대립의 함정에 갇혀 혐중을 더욱 악화시켜 수출역량을 훼손시켜서는 안된다.

55조달러 넘는 해외시장 공략하도록 정치권이 우선 도와야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방문은 시의적절하고 잘한 일이다. 4대기업 총수들을 포함해 200여명 경제인들이 중국방문에 동참한 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높은 관심과 열망을 잘 말해준다. 한류 주역들의 기대도 많은 것 같다. 김혜경 여사가 펑리위안 여사에게 제의한 합동공연은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세계에서 한류팬이 가장 많은 나라가 중국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55조달러가 넘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끔 정부와 정치권이 우선순위를 두고 도와야 한다. 국가는 도덕이나 의리보다 생존과 번영을 최우선시해야 한다. 국가 간의 우정이란 서로의 목적이 같을 때 유지되고 발전되는 전략적 선택이다. 북한을 설득해 교통자원 확대를 통한 유라시아로의 수출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우리국민들이 적과 동지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념대립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적에게도 물건을 팔아야 하는 시대다.

최원락 한국산학협동연구원 이사 전 코스닥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