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로드에서 청년들 창업 실험…경쟁력↑
마포구 예비상인에 ‘반년살이’ 점포 지원
전통시장 진출 발판 마련하고 상권 활력
“통상 사업을 한다고 하면 ‘모든 걸 걸겠다’는 식이잖아요? 여기는 진입 문턱이 낮아서 좋아요.”
서울 마포구 당인동 주민 윤현우(28)씨는 “부모님이 반대했는데 가게를 보시더니 누그러지셨다”며 “망원시장이나 망리단길에 소품 전문점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층이 즐겨찾는 홍대 입구 레드로드에 갓 둥지를 튼 그는 벌써 1년 뒤 자립을 꿈꾸고 있다.
15일 마포구에 따르면 구는 예비 청년상인들이 실제 상권에서 가게를 운영하며 창업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반년살이’ 점포 5곳을 마련했다. 지난 5일 서교동 레드로드에서 개점식을 열고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구는 “창업 초기 실패 부담을 덜고 경험을 쌓은 뒤 전통시장과 상점가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도록 하는 동시에 지역상권에는 새로운 활력을 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청년들 부담이 적다. 내부장식까지 마친 7.5㎡ 점포 월세는 22만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전기료 등 공과금을 구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사실상 ‘0원’에 가깝다.
점포 입지는 좋다. 지하철 6호선 상수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데다 각종 거리공연을 하는 이동형 무대와 대규모 행사장인 ‘레드로드 에어돔(air dome)’도 같은 구간에 있다.
지난해 12월 공모를 통해 총 5개 팀을 선정했다. 관광과 지역 특색을 살린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지역 청년들에게 우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청년들은 각각 한국 전통 도자기·자개 공예품, 레드로드 캐릭터 상품, 한지 공예 소품으로 관광객들 발길을 붙들겠다고 피력했다. 직접 찍은 사진을 문구류에 입힌 상품, 외국인 관광객 수요에 맞는 한국음식을 발굴해 중개 판매하는 곳도 있다.
공식 영업을 시작한 지 1주일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청년들 만족도는 높다. 성산동 주민 강소연(30)씨는 “온라인에서만 교류한다고 생각했던 애호가들이 매장을 방문하는 걸 확인했고 의외로 중년 고객도 많다”며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홍익대 재학 중에 창업에 도전한 송기혁(26·창전동)씨는 “소비자 반응과 스스로의 안목 등을 확인해보고 싶어 전통에 감성을 더해 국내·외 관광객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했다”며 “공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각종 행사나 체험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벌써 지역사회와 상생을 고민하기도 한다. 다른 창작자와 협업을 시도하고 있는 양규열(30·성산동)씨는 “가능한 경험을 모두 해보고 고객들 반응도 확인해 장기적인 사업 구상을 하려고 한다”며 “마포구·레드로드 관광과 연계한 뭔가를 진행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포구는 6개월 단위로 반년살이 입주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평가를 거쳐 1회 연장도 가능하다. 한국 특색을 담은 기념품과 공예품 체험 중심 관광형 상품을 판매하는 마포구 청년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관광과 지역상권 활성화 계획을 연계해야 한다.
구는 각종 교육과 전문가 멘토링을 지원해 청년들 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통시장과 상점가로 진출할 수 있는 청년 인재를 꾸준히 발굴·육성하는 마포형 청년 상권 정책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반년살이는 단순한 가게가 아니라 청년들 구상이 시장과 만나고 도전이 경험과 성장으로 이어지는 소중한 기회의 장”이라며 “청년상점 하나하나가 지역을 대표하는 점포로 성장하고 또다른 청년들에게 희망과 용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