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2026 CES와 로봇의 한계
매년 첫주는 미국 소비자 가전쇼 즉 CES주간이다. 한해의 새로운 기술의 총집합체이며 동시에 수만개 글로벌기업 스타트업들이 저마다의 기술과 제품으로 세계 소비자 시선을 끌기 위한 경연의 장이 펼쳐진다.
지난 수년간은 단연 그 주제가 인공지능(AI)이었으며 올해는 다들 주지하다시피 피지컬AI로 대변되는 로봇이었다.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아틀라스, LG전자의 클로이드, 그리고 중국 기업 유니트리의 G1 휴머노이드 등은 관람객과 언론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테슬라는 자신들이 만든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자동차 제조 현장에 곧 투입할 것을 암시했다.
로봇이 주인공이었지만 아직은 실험 단계
이렇게 보면 2026년의 로봇은 크게 산업용과 소비자용으로 크게 두축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보인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아이폰이나 챗GPT가 처음 나올 때처럼 크게 소비자에게 임팩트를 주는 로봇과 그것을 활용한 서비스 플랫폼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런 임팩트가 없다고 로봇 및 로봇 관련 산업 성장이 정체되었거나 거품론을 이야기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고 전세계 수많은 기업들이 제품시장적합성(PMF, Product Market Fit) 여부를 시험 중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이 2007년 1월에 첫 발표가 되었지만 그전에 스마트폰으로서 PMF를 시험한 선도제품은 정말 셀 수 없이 많았다. 노키아의 심비안, 삼성의 옴니아로 대표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모바일폰, 림의 블랙베리 등이 대표적인 제품들이었다. 챗GPT가 상용화되기 전부터 수많은 AI 서비스들이 명멸해 간 것은 굳이 나열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즉 현재는 로봇의 아이폰, 로봇의 챗GPT형 선두주자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다.
정말 다행인 것은 한국의 대기업 그리고 혁신 스타트업들이 이러한 과정에 같이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한두가지 제품 라인업을 내놓는 수준을 넘어서 회사의 미래 방향을 맞춰 놓고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기술과 제품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도 아주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한국의 대기업은 글로벌기업들에 비해 AI 투자 성과가 아직 미진하고, 개방형 혁신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는 경험과 노하우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스타트업 씬에서는 미국이나 중국의 스타트업들이 유치하는 투자금액과 비교해 턱없이 적은 금액으로 성과를 내야하고, 상대적으로 대기업과의 개방형 혁신에 불리한 면은 여전히 약점으로 꼽힌다.
이런 한계가 분명히 있지만 아직은 기회는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 무엇에 집중하고 제품과 기술개발을 해 나갈지 각 개별적인 회사들의 철학과 원칙을 잘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자신들이 기존 비지니스에서 가진 장점과 경쟁력을 충분히 활용하고 로봇이 만들 미래에 사람과 사회에 긍정적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내는 분야에 천착해야 할 것이다.
개발의 어려움 조직적으로 극복하면 결과 찬란할 것
아이폰이 처음 나오는 스마트폰 초창기에는 많은 사람들은 지금은 당연시되는 인터넷 브라우징이 중요한 사용자 경험이었다. 삼성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은 플래시 플레이어를 잘 재생하게 하는 기술에 천착했지만, 애플의 잡스는 ‘플래시는 쓰레기’라는 원색적 표현을 써가면서 아이폰 생태계에 수용하지 않았다. 결과론적으로 그 선택은 옳은 선택임이 증명되었다.
이렇듯 로봇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본질과 현상이 중첩되고, 원인과 결과가 혼동되고 소비자의 욕구와 욕심이 혼재되는 혼란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기회이고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 로봇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며 인간의 필요에 부응해야 한다는 철학적 발판 위에서 지고지난한 개발 과정의 어려움을 조직의 힘으로 극복해 나간다며 그 결과는 분명히 찬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