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차 판매증가율 6년연속 하락세

2026-01-16 13:00:02 게재

글로벌시장 2025년 24% → 2026년 10% 전망 … 전환 속도 조절 국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흐름이 2026년에도 이어지겠지만 성장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기차(BEV)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던 전동차 시장이 정책 환경 변화와 수요 조정,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 수정과 맞물리며 ‘속도 조절’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16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개최한 신년세미나에서 양진수 현대자동차그룹 HMG경영연구원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은 “2026년 글로벌 전동차 판매는 증가세를 유지하겠지만 성장률은 두 자릿수 초반으로 낮아질 것”이라며 “지역별로는 성장과 정체가 뚜렷하게 엇갈리는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MG경영연구원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전동차 판매는 약 2359만대로 전년 대비 10% 안팎의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2025년 24% 성장에 비해 크게 둔화된 수치다. 2021년 111.8%의 기록적 성장을 기록한 이후 2022년 60.0%, 2023년 32.6%, 2024년 25.7%, 2025년 24.0%, 2026년 10.0% 등 성장률이 5년 연속 감소하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미국시장은 전동차 둔화가 가장 뚜렷한 지역으로 지목됐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제혜택 종료와 환경규제 완화 기조가 겹치며 전동차 판매는 전년대비 2025년 -2.2%, 2026년 -0.8% 등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출시 계획을 연기하거나 축소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2025년 20.9% 성장했으나 2026년 5.9% 증가로 성장세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정부의 ‘이구환신’ 정책 연장과 스마트 기능 확산이 수요를 부분 방어하겠지만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BEV 성장률은 걸림돌이다. 대신 PHEV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가 빠르게 비중을 확대하며 시장구조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측됐다.

서유럽은 증가율이 2025년 32.4%, 2026년 18.5% 등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강화된 탄소배출 규제와 저가형 전기차 출시, 각국의 보조금 재개 등은 성장세를 지탱해주는 핵심 요인이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현지생산 확대와 가격경쟁 심화는 기존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전동차 둔화 흐름 속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전략적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다. 양 실장은 “레거시 OEM들은 단기 수익성 방어와 장기 미래 투자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이중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거시 OEM은 자율주행·모빌리티 플랫폼 등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가진 유니콘 브랜드와 달리 하드웨어와 양산에 강점을 가진 완성차 제조사다.

올해 주요 이슈로는 △미국발 관세와 중국업체 부상으로 인한 레거시 OEM 수익성 악화 △중국업체의 글로벌 현지생산 전략 고도화 △하이브리드 재조명 △미국 중심 로보택시 상업화 가속 △스마트카 기술의 전 차급 확산이 꼽혔다.

특히 하이브리드차는 전동화 전환 속도가 늦춰지는 상황에서 단기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했다. 동시에 로보택시와 스마트카 기술 경쟁은 소프트웨어 역량이 완성차 업체의 생존을 좌우하는 새로운 경쟁 국면을 형성하고 있다.

양 실장은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전동화 동력마저 약화되는 상황에서 레거시 OEM의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며 “단기 수익성 방어와 장기성장을 위한 미래 투자라는 ‘전략적 딜레마’가 가중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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