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반도체, 고급화·고부가가치로 생존
한은, 주요 품목 수출경쟁력 분석 … 철강·기계·화학공업제품은 약화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등이 세계적인 경쟁에서 살아남은 데는 고급화와 고부가가치화가 적중했다는 평가다. 이에 비해 철강과 기계류 등은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주요 품목별 수출경쟁력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와 반도체의 품목 경쟁력이 강화돼 수출 점유율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국내 업체가 2010년대 말 고급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꾸준히 품질을 높여가면서 내연기관차 경쟁력이 개선됐다”며 “2022년 이후 플랫폼 개발 등으로 전기차 경쟁력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하이브리드 자동차 경쟁력은 여전히 일본과 독일 등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또 반도체와 관련 “반도체 품목 경쟁력 향상에는 우리 메모리 업체가 HBM과 DDR5 등 고부가가치 품목을 경쟁국 업체에 비해 빠르게 개발하고 상용화한 점이 주효했다”며 “다만 정부의 반도체 지원으로 중국 업체가 메모리 양산 능력을 확대하면서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동남아와 중국 등에서 시장 경쟁력은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철강과 화학공업제품 등의 경쟁력은 약화됐다. 보고서는 “2018년 이후 철강과 기계 수출은 품목 경쟁력과 시장 경쟁력 모두 약화됐다”며 “철강은 2010년대 중반 중국의 설비 증설과 공급과잉으로 저가 품목이 유입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상실됐다”고 했다. 이들 품목은 또 올해부터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돼 통상비용이 늘어나면서 시장 경쟁력은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철강과 화공제품 등 경쟁력이 떨어진 품목은 구조조정을 통해 기술 고도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에 집중해야 한다”며 “반도체와 자동차 등은 연구개발(R&D) 지원과 기술보안을 통해 우위를 굳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는 이번 조사분석 과정에서 공급측면의 품목 경쟁력에 주목했다고 했다. 한 나라의 수출 경쟁력은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변화를 통해 판단하지만 점유율은 경쟁력 그 자체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점유율은 수입국가의 경기변동 등 외생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며 “엄밀한 의미의 경쟁력 변동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분데스방크의 방법론을 원용해 공급측 요인인 품목 경쟁력효과(SP)를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