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단식 5일째…‘두 마리 토끼’<쌍특검 관철·한동훈 징계 정국 돌파> 잡을 수 있을까
민주, 쌍특검 거부 …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협상력 주목
한동훈 ‘사과 메시지’ 내놓았지만 장 대표측 ‘냉랭한 반응’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쌍특검(통일교·공천헌금)을 요구하면서 시작한 단식이 5일째를 맞았다. 장 대표의 단식은 한동훈 징계 정국과도 맞물려 진행됐다는 분석이다. 장 대표가 단식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통해 두 마리 토끼(쌍특검 관철과 한동훈 징계 정국 돌파)를 잡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장동혁 “목숨 바쳐 싸우겠다” = 장 대표는 19일 단식 5일째를 맞았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에 부축을 받아 참석한 뒤 “힘이 든다. 점차 한계가 오고 있지만 여기서 멈춘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지킬 수만 있다면 목숨 바쳐 싸우겠다는 각오를 꺾지 않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쌍특검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쌍특검을 관철시키면 여권으로부터 국정 주도권을 탈환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읽힌다.
장 대표의 단식은 한동훈 징계 정국과도 맞물려 해석된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지난 13일 한 전 대표에 대해 제명 징계를 내렸다. 장 대표는 당초 15일 최고위에서 제명을 의결하려했지만, 당 안팎의 반대가 거세지자 “10일간의 재심 신청 기간까지 결정을 보류하겠다”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날 장 대표는 갑자기 단식을 결행하면서 한동훈 징계 정국을 염두에 둔 ‘정치적 승부수’라는 해석을 낳았다.
◆김민수, 한동훈 거듭 비판 = 장 대표가 요구하는 쌍특검을 놓고 여야 원내대표가 18일 만났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통일교·신천지 특검을 하자”고 주장한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통일교 특검만 하자”고 맞서면서 성과 없이 30분간의 비공개 회동을 마쳤다고 한다. 양쪽은 추가 협상 일정도 잡지 않았다. 장 대표가 요구하는 쌍특검 관철이 불투명한 대목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장 대표를 향해 “많이 힘들 텐데 명분 없는 단식은 얼른 중단하길 바란다”고만 말했다.
장 대표가 단식에 나서자, 한 전 대표는 18일 돌연 ‘사과 메시지’를 내놨다. 한 전 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상황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 그리고 국민 여러분과 당원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당을 이끌었던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자신을 둘러싼 당원게시판 의혹과 그로 인한 징계 정국에 대해 완곡하게 사과 뜻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저에 대한 징계는 명백한 조작이자 정치보복”이라며 당무감사위와 윤리위 입장을 거듭 반박했다. 한 전 대표의 ‘사과 메시지’가 징계 취소 등 징계 정국을 수습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장 대표와 가까운 김민수 최고위원은 “사과는커녕 끝까지 ‘조작된 탄압’이라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출구 전략 요구 목소리 = 장 대표 주변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장 대표 단식의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자칫 건강을 심하게 해칠 수 있는데다, 아무런 정치적 명분 없이 단식을 끝내는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가 내건 쌍특검에 대해선 민주당이 전격 수용해주는 게 최선의 각본이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국민의힘이 협상력을 발휘해 절충안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원내 지도부의 협상력이 주목되는 지점이다.
한 전 대표가 진정성 담긴 ‘추가 사과’를 통해 징계를 철회할 명분을 제공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단식장을 찾아 지지와 단합을 표명하는 것도 징계 정국을 끝낼 아이디어로 제기된다.
다만 한 전 대표가 ‘추가 사과’나 ‘단식장 방문’은 전혀 검토하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장 대표 주변에서도 한 전 대표의 ‘반쪽 사과’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오는 26일 최고위의 징계 의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