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률 미달 ‘보증사고’ 건설공제 배상”

2026-01-19 13:00:26 게재

대한토지신탁 ‘성주 공사 중단’ 보증금 소송

“46억 배상”…고성 공사 선급금 반환은 부정

건설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공동주택 공사 공정률이 미달한 경우, 비록 공사 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보증기관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예정 공기 내 완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된다면 이를 ‘보증사고’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6-1부(박해민 부장판사)는 지난 8일 대한토지신탁이 건설공제조합을 상대로 낸 보증금 청구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따라 건설공제조합은 지연손해금 46억8000만원을 지급하게 됐다.

사건은 2020년 경북 성주군의 한 공동주택 신축 공사에서 시작됐다. 시공사 A사는 경영 악화로 공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한 채 회생절차에 들어갔고, 대한토지신탁은 건설공제조합이 발행한 계약이행보증서를 근거로 보증금 지급을 요구했다. 당시 공사 공정률은 74.3%에 그쳤다.

건설공제조합은 “공정률이 목표치 75%에 근소하게 미달했을 뿐 채무불이행, 즉 보증사고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보증사고가 반드시 공사계약 해지 통보까지 완료돼야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사 지연이 지속돼 예정 공기 내 완공이 어렵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 계약상의 의무불이행에 해당한다”며 “보증기간 내 보증사고가 발생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경남 고성군 공동주택 신축 공사와 관련된 ‘선급금 반환’ 청구에 대해서는 건설공제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대한토지신탁은 2022년 A사와 총공사비 894억2000만원 규모의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선급금으로 30억원을 지급했다. 이후 회생절차 개시로 공사가 중단되자 선급금 중 정산 후 남은 29억5000만원의 반환을 청구했다. 이 가운데 B보증보험사는 22억1000만원을 지급했으나 나머지 7억4000만원은 지급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잔존 선급금은 하도급대금 직불액을 포함해 A사의 기성공사대금에 전액 충당돼 소멸했다”고 판단했다. 보증해야 할 선급금 반환 채무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를 보증한 보험사의 보증책임도 함께 소멸했다는 취지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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