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연구인력 부족이 몰고 올 나비효과

2026-01-20 13:00:01 게재

최근 걱정스런 통계가 발표되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발표한 2025년도 기업 연구인력 수급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 연구인력 총 40만9160명 중 부족인원은 1만5101명이다. 이는 전체 산업계 노동인력 부족률(2.5%)과 산업기술인력 전체 부족률(2.2%)보다 높은 3.6% 수준이다.

특히 12대 국가전략기술 분야 부족인력은 6886명으로 전체 부족인력의 절반에 가까운 45.6%에 달했다. 기술 분야별 부족인원은 반도체·디스플레이(1540명), AI(1394명), 첨단 바이오(1392명) 순으로 많았다. 부족률은 차세대 원자력(16.0%), 사이버보안(11.8%), 첨단로봇·제조(8.9%) 순으로 높았다.

또한 학력 수준별로는 학사 8546명(56.6%), 석사 4477명(29.6%), 박사 1538명(10.2%)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석사 부족인원 중에서는 51.4%, 박사는 60.8%가 12대 국가전략기술 분야 연구소에 분포해 국가전략기술 분야 고급 연구인력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기업의 연구인력 부족 차이도 극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소재지 기준 부족인원은 수도권 9609명, 비수도권 5493명이었다. 하지만 부족률은 수도권 3.0%, 비수도권 5.1%로 비수도권의 부족률이 높았다. 특히 호남권(8.0%), 강원특별자치도(7.1%), 제주특별자치도(6.1%)의 부족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구인력 부족, 제조업 발목 잡을 수 있어

산기협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 연구개발 인력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유입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공계 기피 현상과 맞물리면서 좀처럼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2025년 한국경제가 이룬 7000억달러 수출을 달성한 사실에 마냥 기뻐할 수만 없는 현실이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산업단지 어디를 가더라도 인력부족을 호소하지 않는 지역이 없을 정도로 제조현장의 인력부족 문제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 생존의 문제다.

괄목상대가 되어버린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은 우리 제조업의 생태계를 강건하게 만들어야 하는 길밖에 없다. 그러나 현실은 암울하기만 하다.

우리 수출의 중심인 제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돈, 기술을 몰고 다니는 연구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연구인력 부족은 단순하게 인력부족 문제로 끝나지 않고 우리 제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고급 연구인력이 국내 제조업을 매력적인 근무지로 여길 수 있도록 보수, 근무환경, 직무발명보상제 등을 개선하고 장기근속에 따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전방위적 노력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제조업의 연구인력 유입 및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세제 등 금융지원과 더불어 중소기업 연구직 근로자에 대한 체계적인 경력관리를 통해 일정 경력 이상인 연구인력에 대해서는 겸임교수, 개방직 공무원 임용 등에 우대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각종 정부의 인력선발(해외유학 등)에서 중소기업 연구직 근로자를 차별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

우수인력이 이공계로 유입되게 하려면

산업현장에 가더라도 안정적인 수입과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인식과 선례를 만들어야 우수한 인력이 이공계로 유입될 수 있다. 산업계와 정부, 교육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한국경제 미래를 위해.

김세종 성남시혁신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