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일가 주식담보 대출 비중 급감
1년새 27.5%로 줄어
대출금 8조9300억원
리더스인덱스 조사
국내 50대 그룹 오너일가 주식 담보대출 비중이 1년 사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로 제공된 보유주식 가치가 두 배 이상 상승한데다 담보대출 상환도 함께 늘어났기 때문이다.
20일 리더스인덱스가 50대 그룹 오너 일가 주식담보 현황을 이달 12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주식담보 대출에 이름을 올린 오너 일가는 지난해 132명에서 올해 130명으로 줄었다.
이들이 실행한 담보대출 총액은 8조9300억원으로 지난해 8조8810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담보로 제공된 주식 가치는 14조8657억원에서 30조1616억원으로 두 배 이상 커졌다. 또한 이들이 보유한 전체 주식 가치도 37조1724억원에서 69조1317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이에따라 주식담보 대출 비중은 63.6%에서 27.5%로 급감했다.
올해 주식 담보대출 증가액이 가장 큰 그룹은 삼성이었다.
삼성가 세 모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명의로 실행된 주식담보 대출은 1년 전 3조2728억원에서 3조8628억원으로 5900억원 늘었다. 하지만 담보 비중은 63.6%에서 27.5%로 크게 줄었다.
삼성 다음으로 담보대출 규모가 늘어난 그룹은 셀트리온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해 1월 셀트리온 보유 주식 826만8563주(3.9%)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348만6689주를 담보로 2897억원을 대출받고 있었다.
1년 사이 담보주식 수는 445만8950주로 100만주 이상 늘었다. 대출 금액도 4127억원으로 1230억원 증가했다.
영풍그룹 신세계그룹 한화그룹 등도 오너일가 주식담보 대출금액이 늘었다. 영품그룹의 경우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자금 확보 차원으로 해석된다.
주식담보 대출금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그룹은 효성이었다.
효성그룹의 오너일가 주식담보 대출금은 지난해 8358억원에서 올해 2080억원으로 6278억원 줄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지난해 효성,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4개 계열사의 보유지분을 담보로 5950억원의 대출을 받고 있었으나 1년 사이 92% 감소해 444억원으로 축소됐다.
한편 오너일가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해 돈을 빌리는 주된 이유는 경영자금 마련, 승계자금 확보, 상속세 납부 등이다.
대주주 일가는 주식을 담보로 설정하더라도 의결권은 유지할 수 있어 경영권 행사에는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만 주가가 담보권 설정 가격 이하로 떨어질 경우 금융권의 마진콜에 따라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이로 인해 주가가 추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경영권이 위협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