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행정통합에서 인구보다 중요한 것은
대전시와 충남도의 행정통합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지금대로라면 올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선 통합시장을 뽑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전시와 충남도가 통합할 경우 인구는 350만명을 넘어서며 단숨에 인구규모 3위의 광역지방정부가 탄생한다.
대전시와 충남도의 행정통합은 처음 가는 길이다. 분리하기만 했던 광역지방정부가 처음으로 합쳐지는 사례다. 여야 정치권이나 지방정부, 중앙정부 모두 일단 방향은 통합쪽이다. 야당과 지방정부가 불을 댕겼고 여당과 중앙정부가 속도를 내고 있다. 권한이양 재정특례 등 쟁점 때문에 통합이 중단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반대’ 여론은 여전하다. 통합으로 사라질 기득권자들의 반발일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대측 이유 1위는 ‘실질적 이익이 없다’다. 그냥 합쳐서 덩치만 키울 뿐이라는 주장이다.
왜 이런 주장이 나올까. 정치권의 설명을 들어보자. 대전시와 충남도가 마련하고 국민의힘이 발의한 행정통합특별법은 추진 이유에 대해 ‘대전시와 충남도는 생활·경제·교통 통합권역이지만 행정의 중복과 비효율이 지속돼 왔다’며 ‘통합으로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인구감소 위기에 대응하는 한편 신성장동력을 마련해 국민 복리에 기여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최근 ‘행정통합 인센티브 발표문’에서 “‘지방주도 성장’의 핵심수단은 행정통합으로 생활권과 경제권을 하나로 묶고 교통과 산업, 복지와 안전을 함께 설계하는 일”이라고 했다.
듣기 좋은 말들이다. 하지만 행정통합을 하면 우리 삶이 더 나아질지 여전히 갸웃거려진다. 이러니 “‘규모의 확대’가 지역의 경쟁력을 보장한다는 논리에 동의할 수 없다”는 반발이 나오는 것이다.
권역별 행정통합의 기본논리는 인구규모다. 한 국가나 사회가 발전하는 데 적당한 인구규모는 얼마일까. 구성원의 힘을 모으는 데 적당한 규모는 얼마일까. 싱가포르 뉴질랜드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등의 인구는 500만~600만명이다. 대표적 강소국들이다. 강대국인 미국 독일 일본 등은 지방자치가 어느 곳보다 발전한 나라들이다. 우리의 경우 150만명 정도로는 규모가 너무 작다는 게 행정통합 논리에 깔려 있다.
그러나 인구규모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까. 지방자치가 뿌리 깊은 인도나 인구 500만~600만명을 갖고 있으면서 발전하지 못하는 나라는 얼마든지 있다. 인구 300만명이 넘는 부산시는 여전히 지방소멸을 걱정한다.
인구규모는 전제일 뿐이다. 어떻게 지역이 ‘자립·자주’로 나아갈지가 고민의 중심이 돼야 한다. 최근 쟁점으로 떠오른 정부의 인센티브가 또 다른 상층 중심의 ‘하사품’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윤여운 자치행정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