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년, 미국 휘발유값 10% 하락

2026-01-21 13:00:05 게재

취임초 고점 찍고 하락세 반전 … 국제유가 하락·화석연료 강화정책 반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1년 동안 자국내 판매 휘발유가격이 10%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화석연료 강화 정책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독립’ 선언이 미국 휘발유 시장에 실질적인 변화를 몰고 온 셈이다.

◆고점대비 14.4% 급락 ‘휘발유 가격의 반전’ = 21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5년 1월 첫째주(6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전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2.96달러였다. 출범 이후 2월 첫째주(3일) 2.97달러부터 4월 첫째주(7일) 3.12달러까지 치솟으며 정점을 찍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11주동안 9.8% 상승한 것이다.

새정부 출범초기 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봄철 드라이빙 시즌과 맞물린 것 등이 주원인이었다.

당시 국제유가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76.6달러에서 60.7달러로 20.8% 감소한 시기였다.

이후 2025년 10월까지 3달러대의 강보합세를 유지하던 휘발유 가격은 11월을 기점으로 급격히 꺾이기 시작했다. 11월 첫째주(3일) 2.90달러로 2달러대에 재진입한 데 이어 2026년 1월 첫째주(5일) 2.68달러, 둘째주(12일) 2.67달러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초기 고점대비 약 14.4% 급락한 수치다.

◆서부 3.65달러 vs 걸프 2.38달러, 지역편차 커 = EIA에 따르면 미국은 주(State)별로 휘발유 가격 차이가 여전히 큰 것으로 조사됐다. 1월 12일 기준 서부해안 지역은 런당 3.65달러인 반면 걸프해안 지역은 2.38달러로 극명한 대비를 보인다.

로키산맥 지역은 2.42달러, 중서부는 2.60달러로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다. 동부지역은 2.62~2.90달러였다. 이처럼 지역별 가격차이는 크게 세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첫째 물류비와 정유시설 접근성이다. 텍사스 등 걸프해안은 정유시설이 밀집해 운송비가 저렴하지만 파이프라인 연결이 부족한 서부지역은 해상·철도 운송비가 가격을 밀어 올린다.

둘째는 환경규제 차이다. 캘리포니아 등 서부 주들은 대기오염 방지를 위해 생산단가가 높은 특수 배합 휘발유(RFG)를 만이 쓴다.

셋째는 주별 유류세다. 주마다 부과하는 유류세가 갤런당 수십 센트씩 차이가 나기 때문에 최종 소비자 가격의 격차가 벌어지는 구조다.

지난해 4분기 이후 본격화된 미국 휘발유가격의 하락은 국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저렴한 연료’는 트럼프 성과로 홍보될 듯 = 우선 글로벌 경기 둔화와 비OPEC 국가들의 증산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시추 규제 완화와 화석연료 생산 확대 정책이 중장기 공급 증가 기대를 키우며 가격인하 기대를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화석연료 관련 환경 규제를 철폐하고 연방 토지내 시추허가를 대폭 확대하는 정책을 밀어붙였다.

출범 초기 가격이 올랐던 이유는 정책 변화에 따른 시장의 혼란과 제재 강화에 따른 공급불안 심리 때문이었다. 그러나 2025년 하반기부터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파이프라인 건설 승인이 가속화되면서 공급과잉 상태가 됐다.

이와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역시 내연기관차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고착화하며 휘발유 수급 안정에 기여한 배경이 됐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도 미국내 휘발유 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할 전망”이라며 “관세 부과를 통한 대외 압박과 에너지 자립을 병행하는 물가관리 전략이 가시화되면서 ‘저렴한 연료’는 트럼프의 성과로 홍보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은 ‘고환율’이 국제유가 하락분 삼켜 = 한편 우리나라 휘발유가격은 국제유가 인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고환율-강달러’ 현상이 국제유가 하락분을 상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평균 1392.4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올 1월(1~17일 기준) 평균 1458.8원까지 치솟았다.

그 결과 국제유가(두바이유)는 지난해 9월 이후 11.99% 인하했지만 국내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은 2.76%로 오르며 대조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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