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과징금 취소 항소심 22일 변론 재개
석포제련소 카드뮴 배출 판단 기준 쟁점
낙동강 카드뮴 오염과 관련한 영풍 석포제련소 과징금 부과 처분을 둘러싼 항소심 재판이 오는 22일 다시 열린다.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된 사안과 행정재판에서의 판단 기준을 어떻게 구분해 적용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는 22일 오후 영풍이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항소심 사건의 추가 변론기일을 연다. 이번 변론은 재판부가 형사기록 전체를 행정사건 증거와 대조해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 처음 열리는 절차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석포제련소에서 카드뮴이 낙동강으로 유출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영풍의 청구를 기각했다. 항소심에서는 형사재판과 행정재판에서의 증명 기준 차이가 본격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재판부는 앞선 기일에서 형사재판과 행정재판에서 각각 채택되거나 배제된 증거의 차이와 그 법리적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고 양측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형사재판의 ‘고도의 증명’ 기준과 행정재판의 ‘우월한 개연성’ 기준이 동일한 사실관계에 어떻게 적용됐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이번 변론에서 기후부와 영풍 측은 각각 30분씩 발표 시간을 배정받아 구술변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PPT 자료를 활용한 설명을 통해 증거 판단 구조와 논리를 명확히 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기후부는 석포제련소 조업 과정에서 이중옹벽 배수로 저류지 공장 바닥 등을 통해 카드뮴이 지하수로 이동한 뒤 하천으로 유출됐다는 기존 행정처분 논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단속과 조사 결과 현장 구조 오염 시기 조업 상황 등을 종합하면 조업에 따른 배출이 우월한 개연성으로 인정된다는 점을 강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영풍 측은 카드뮴 오염의 직접 원인이 제련소 조업이 아니라 과거 부지 조성과 광물 찌꺼기 매립 과정에서 형성된 토양 오염이라는 기존 주장을 다시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1공장 하부 토양과 지하수 구조 카드뮴 분포 양상 등을 근거로 오염 물질이 토양 불포화대에 잔존하다가 강수량 변화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용출될 수 있다는 논리를 설명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재판에서 영풍 측은 조업과 카드뮴 유출 사이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핵심 논리로 삼아 왔다. 형사재판에서 유출 경로와 배출 행위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지 않아 무죄가 확정된 만큼 동일한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행정상 과징금 부과 역시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판부는 과징금 규모와 사회적 관심을 감안해 충분한 변론 기회를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변론기일에서도 형사기록 검토 결과와 양측 설명을 토대로 증인 채택 여부를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증인신문이 채택될 경우 항소심 심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기후부는 2021년 11월 영풍 석포제련소가 수년간 낙동강 최상류에서 카드뮴 오염수를 불법 배출했다며 과징금 281억원을 부과했다. 기후부에 따르면 2019년 4월부터 2021년 4월까지 특정수질유해물질인 카드뮴이 공공수역으로 유출됐으며 공장 내 지하수에서는 지하수 생활용수 기준 0.01㎎/L 대비 최대 332650배인 3326.5㎎/L의 카드뮴이 검출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22일 변론을 통해 형사판결과 행정처분 간 판단 구조를 어떻게 정리할지에 대한 본격적인 법리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