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세계로연결

동네에서 온라인으로 해외 작가 만나다

2026-01-22 13:00:11 게재

송파위례도서관, 영어책 읽는 엄마들 모임 등 호평 … 어린이 고민에 손편지 답장과 책 추천

20일 서울 송파위례도서관에서 영어책을 읽으며 토론하는 엄마들의 독서모임을 만났다. 이들은 온라인으로 해외 작가를 만나는 글로벌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동네 도서관에서 세계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또한 송파위례도서관은 어린이들의 고민에 손편지로 답하는 ‘어린이 행복배달 우체통’ 사업이 활성화돼 있다. 영어책을 읽고 싶은 엄마들, 학업과 진로, 친구 문제로 고민하는 어린이들에게 도서관은 다정한 친구다.

“혼자 읽으면 잘 안 읽히는데, 같이 읽으니까 계속하게 돼요.”

이날 송파위례도서관 동아리방에서는 영어 원서를 든 엄마들 10여명이 둥그렇게 앉아 ‘원더(Wonder)’를 읽고 소감을 밝히고 있었다.

송주희 송파 위례도서관 과장(왼쪽에서 5번째)와 맘스북클럽 회원들. 사진 이의종

◆“엄마들 영어 독서 욕구 흡수” = 도서관이 운영하는 영어 독서동아리 ‘맘스북클럽(Mom’s Book Club)’ 회원들의 모습이다. 맘스북클럽은 송파위례도서관에서 영어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모임이다.

이 동아리를 기획 운영하는 송주희 송파위례도서관 과장(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 윤리위원)은 “영어책을 혼자서는 잘 안 읽게 된다”며 “그래서 동아리를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영어책을 읽고 관련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한 참가자는 “혼자서는 영어책을 끝까지 읽기가 쉽지 않은데 같이 읽으니까 계속 오게 된다”며 “아이들 공부를 챙기다 보니 내 독서는 늘 뒤로 밀렸는데 도서관에 오면 내 책을 읽는 시간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 동아리는 송 과장의 영어 관련 전문성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별도의 인력 및 예산 지원 없이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5년 한해 동안 총 34회 모임이 열렸고 누적 참여 인원은 521명에 달한다.

송 과장은 “성인 특히 엄마들의 영어 독서 욕구는 상당히 높다”면서 “도서관이 그 수요를 흡수해 독서 공동체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사서와 해리포터 주제로 대화 = 송파위례도서관의 영어 독서동아리는 온라인으로 해외 작가들을 만나는 ‘북커넥트(Book Connect)’ 프로그램으로도 이어진다. 맘스북클럽 회원들은 영어책을 읽는 한편 각국의 작가 혹은 해외 사서들과 온라인으로 만나 다양한 작품들을 읽고 토의하고 있다. 영국 작가와의 독서 토론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 작가들과의 만남도 이어져 왔다. 이달 말엔 영국 사서와 해리포터 시리즈를 주제로 대화를 나눌 계획이며 이집트 카타르 등 중동 지역 사서들과의 만남을 준비 중이다.

송 과장은 “아이들도 부모 옆에 앉아서 같이 온라인으로 참여하기도 한다”며 “질문을 미리 받아서 전달하고 답변을 받아 통역을 하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동아리 참가자들과 해외 도서관 동아리를 연결하는 방식의 활동을 구상하고 있다”며 “스리랑카에 있는 한 도서관에서 한국 공공도서관 프로그램을 체험해보고 싶다는 요청이 와서 관련 준비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위로받기를 = 송파위례도서관의 또 다른 핵심 사업은 ‘어린이 행복배달 우체통’이다. 도서관에 놓인 우체통에는 아이들이 익명으로 쓴 고민 편지가 차곡차곡 쌓인다. “공부가 너무 어려워요” “친구랑 싸웠어요” “제가 못생긴 것 같아요”처럼 또래 관계와 학습, 자존감에 대한 솔직한 마음들이 담겨 있다.

송파 위례도서관 ‘어린이 행복배달 우체통’. 사진 이의종

아이들의 편지는 단순한 사연 접수에 그치지 않는다. 도서관은 민간심리상담가 7명으로 구성된 ‘꿈틀 북(Book)솔리언’ 동아리와 협업해 한통 한통 편지를 읽고 손편지로 답장을 보낸다. 아이의 고민에 맞는 책을 함께 추천하는 것도 이 답장의 일부다. 아이 1명에게 책 1권과 손편지 1장이 전달되는 구조다.

이 사업은 코로나19 시기 또래 관계 단절과 정서적 고립 문제가 부각되면서 시작됐다. 운영 과정과 아이들의 고민 유형, 답장 방식은 2023년 연구 논문으로도 정리돼 공공도서관의 정서 지원 역할을 보여주는 사례로 소개됐다.

박철민 송파위례도서관 관장은 “편지를 분석해보니 저학년 아이들도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 공부 관련이었다”며 “놀아야 할 나이의 아이들이 공부 때문에 가장 힘들어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웠고 도서관의 역할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서관이 학습을 더 요구하는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이 마음을 내려놓고 위로받는 장소가 되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박 관장은 “코로나19 이후 공교육이 약화되며 어린이들의 사교육 참여가 늘면서 도서관을 직접 찾는 어린이는 줄었다”면서 “그러나 어린이책 대출률은 큰 변동 없이 유지돼 부모의 어린이 독서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송파위례도서관은 어린이행복우체통과 해외 작가와의 만남 등 책을 매개로 한 정서, 학습 연계 독서지원 사업을 통해 변화된 환경에 맞춰 도서관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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