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외국납부세액 공제 소송 패소

2026-01-22 13:00:01 게재

1·2심 “해외결손금 안분 반영 적법” … 미국서 손해 나면 중국 소득서도 빼야

LG화학이 해외에서 낸 세금을 더 많이 공제받아야 한다며 국내에 납부한 법인세 중 약 42억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외 여러 나라 중 한 곳에서 난 적자도 다른 나라 소득 계산에 함께 반영해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산정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8-2부(조진구 부장판사)는 LG화학이 영등포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경정거부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 사건은 LG화학이 2018사업연도 법인세를 신고하면서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산정할 때 미국 사업장에서 발생한 결손금을 중국 등 다른 국가의 국외원천소득에서 나눠 빼(안분 차감) 신고했으나, 이후 “미국 결손금은 다른 국가 소득에서 차감돼서는 안 된다”며 약 42억원의 환급을 요구한 데서 비롯됐다. 영등포세무서가 이를 거부하자 LG화학은 2024년 1월 소송을 냈다.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는 외국에서 낸 세금을 국내 법인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을 말한다. 이 제도는 이중과세를 줄이기 위한 장치지만, 공제 범위를 무제한으로 허용하지는 않는다.

LG화학은 재판에서 과세당국의 계산 방식에는 법적 근거가 없고, 법인세법 기본통칙과 집행기준이라는 행정기준에 따른 것이라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또 해외 조세조약이 정한 이중과세 회피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영등포세무서의 방식이 한 나라의 적자로 다른 나라의 공제한도가 줄어들 수 있어 조세부담을 덜어주려는 제도 취지가 충분히 살아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공제한도를 넘겨 한 해에 다 공제받지 못한 외국 세금은 다음 해로 넘겨 다시 공제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이중과세를 완화하는 장치는 이미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 난 적자까지 포함해 계산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고, 법 취지에도 맞는 해석이라고 판단했다.

LG화학이 제기한 조세법률주의 위반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심은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 산정이 법규성이 없는 행정기준에 따른 처분이라는 주장에 대해, 해당 기준은 상위 법령을 구체화한 것에 불과해 법령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조세조약 위반’ 주장 에 대해서도 조세조약은 이중과세 회피의 기본 틀만 제시할 뿐 구체적인 공제한도 계산방식은 국내법에 맡기고 있다고 봤다.

앞서 1심인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5부(김순열 부장판사)도 지난해 1월 같은 판단을 내렸다. 1심은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결손금에 대해 법에 명시적인 규정은 없지만, 법의 문언과 취지를 종합하면 해외에서 이익을 낸 나라뿐 아니라 손해 본 나라의 적자도 함께 넣어 세금 공제 한도를 계산해야 한다고 봤다. 또 한 나라의 손실을 다른 나라 소득에서 비율에 따라 나눠 빼는 방식이 합리적이라며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결손금을 반영했다”는 LG화학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판결문을 면밀히 분석 중”이라며 대법원 상고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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