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약품, 알앤에스에 92억원 배상 결정
‘아토피 치료제 개발 과정’ 과실 80% 인정
서울고법 “허위 품목허가, 계약 파탄 책임”
의약품 품목변경허가 과정에서 허위 시험자료를 제출해 계약이 파탄났다며 알앤에스바이오가 영진약품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법원이 다시 한번 알앤에스바이오측 손을 들어줬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12-1부(장석종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바이오벤처기업 알앤에스바이오(알앤에스)가 영진약품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영진약품에 배상금 92억8700만원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2023년 2월 영진약품에 94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아토피 치료제 원료물질을 둘러싼 공동사업 계약(유토마외용액 2% 판매권)에서 시작됐다. 알앤에스는 지난 2015년 특허권자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영진약품과 사업협력·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치료제 개발과 인허가를 공동 추진해왔다. 그러나 영진약품이 원료 제조원을 기존 업체에서 중국 업체로 변경하면서 허위 시험자료를 제출해 품목변경허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8년 1월 해당 허가를 취소하며 회수·폐기 명령을 내렸고 이후 알앤에스는 영진약품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인허가 취소의 귀책사유는 영진약품에 있다”며 “영진약품이 제출한 시험자료는 실제 시험 결과와 다르게 작성됐고, 품목변경허가를 유지하기 위한 허위 자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특히 허위 자료에 기초한 인허가는 계약의 전제가 되는 핵심 요소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손해액 산정과 관련해서는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됐을 경우 알앤에스가 얻었을 ‘이행이익’을 기준으로 삼았다. 재판부는 아토피 치료제가 판매되었을 경우의 이익을 43억7000만원, 해외시장 진출 시 이익은 9억8000만원으로 산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알앤에스측의 책임도 일부 인정해 과실상계 80%를 적용했다. 여기에 위약벌 50억원을 더해 최종 배상액을 92억8700만원으로 결정했다. 위약벌과 관련해서는 “영진약품이 협력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된다”며 “계약서상 위약벌 조항은 유효하고, 지급 의무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영진약품은 2심 판결 관련해 “법률대리인과 협의해 상고 제기 여부 등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