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담보물평가 갈등, 1월합의 물꼬
금융위 중재, 국민은행 내부 감정평가사 줄일 듯 … 감평협회 “은행 평가행위는 불법”
KB국민은행이 감정평가부를 설치해 고용한 감정평가사를 단계적으로 감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자체 고용한 감정평가사 27명(현 26명)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마련, 금융위위원회에 관련 의견을 전달했다. 금융위는 국민은행 측 의견을 취합해 이르면 1월말 한국감정평가사협회(감평협회)와 협의 중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근거로 감평협회는 국민은행의 감정 행위 즉각 중단을 요구하며 7차례에 걸친 장외집회를 했다.
갈등이 커지자 금융위가 중재에 나섰고 13일 열린 2차 중재회의에서 은행의 부동산 담보물 감정행위는 중단돼야 하지만 협회가 요구한 6개월 이내 중단은 합의 도출이 어려워 점진적 방안을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즉 국민은행의 부동산 담보물 평가 행위는 개선돼야 하지만 6개월 이내 중단은 과도하다는 입장이었다.
2차 회의 후 16일 열린 양자간 후속 협의에서 국민은행 측은 △담보가치산정 업무 담당 감정평가사 증원 지양 △특수물건 자체 담보가치산정 즉시 중단(단 예외 인정) △취약담보물 은행별 상황따라 담보가치 산정 점진 축소 노력 등을 협의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감평협회는 “국민은행이 내놓은 감정평가사 증원 지양은 핵심 의제인 위법소지 해소를 위한 개선을 전면 부인하고 이를 지속하겠다는 의미이자 금융위와 감평협회의 합의를 파기한 것”이라며 “특히 특수물건 외 대다수 일반물건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이 고용 평가사를 활용해 직접 가치 산정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감평협회는 타 은행들은 점진적 축소를 시행하고 있지만 국민은행만 현행 유지를 고집한다고 지적했다. 13일 금융위 회의에서 H은행은 자체 감정평가사를 15명에서 9명으로, S은행은 17명에서 13명으로 감축했다고 보고했다. 특수물건의 경우 국민은행 외 은행들은 자체 중단조치를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민은행은 26명의 자체 감정평가사를 유지하면서 증원을 지양한다는 입장을 냈다.
감평협회는 “합의서에 ‘은행은 대출과 관련해 고용된 감정평가사를 통해 토지 등의 경제적 가치를 판정해 그 결과를 가액으로 표시하는 행위를 중단한다’는 감정평가법 제2조 제2호의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며 “1월말까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항의 집회를 재개하고 손해배상 소송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민은행측이 자체 감정평가사 인원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공식 제안할 경우 합의의 물꼬를 틀 가능성도 열려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양측이 조금씩 의견을 맞추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김성배·이경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