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신반포15차 항소심도 패소
법원 “계약해제 적법, 공사부지 넘겨야”
“시공권 유지·손해배상 청구 모두 기각”
대우건설이 신반포15차아파트 재건축조합과의 도급계약 분쟁 항소심에서도 패소하면서 공사부지 인도 의무가 다시 확인됐다. 법원은 계약 해제가 적법하고 점유의 정당성도 없다며 대우건설의 시공권 유지와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3-2부(최현종 부장판사)는 신반포15차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대우건설을 상대로 제기한 토지인도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승소 판결을 유지했다. 다만 대우건설이 반소로 청구한 일부 기성공사대금에 대해서는 약 26억원을 조합이 지급하도록 판결을 변경했다.
이번 분쟁은 신반포15차아파트 재건축조합과 대우건설 간 도급계약에서 비롯됐다. 조합은 2013년 10월 설립된 정비사업조합으로, 사업부지의 대지 수탁자이자 도로 점용권자다. 대우건설은 2017년 9월 조합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돼 같은 달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후 대우건설 직원들이 2015년 무렵 시공권 수주를 위해 조합원들에게 현금과 선물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합은 이를 계약 위반 사유로 2019년 12월 계약 해제를 결의하고 대우건설에 1차 해제 통보를 했다. 이후에도 갈등이 이어지자 2021년 10월 다시 해제를 통보했다. 대우건설은 해제가 부당하다며 공사부지를 점유한 채 손해배상과 기성공사대금을 청구했고, 조합은 토지 인도를 요구하며 2021년부터 소송을 이어왔다.
항소심 재판부는 “대우건설의 뇌물 제공 행위가 도급계약상 해제 사유에 해당한다”며 조합이 2021년 10월 통보한 2차 계약 해제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도급계약은 대우건설의 귀책사유로 종료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대우건설은 더 이상 시공권을 유지하거나 공사부지를 점유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2심은 조합의 1차 해제 통보가 채무불이행에 해당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대우건설이 앞으로 벌었을 이익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계약이 애초 대우건설의 귀책사유로 언제든지 해제될 수 있는 상태였고, 2차 해제로 그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계약상 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이미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기성공사대금과 관련해서도 2심은 대우건설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이 사건 도급계약이 완화된 의미의 총액계약에 해당한다”며 “설계변경이나 공사지연 등을 이유로 공사비를 추가로 증액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짚었다.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 주장 역시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배척했다.
다만 2심은 조합이 대우건설에 이미 변제공탁한 기성공사대금 약 64억원 외에 추가로 약 26억원을 지급하도록 하면서도, 소송비용의 대부분은 대우건설이 부담하도록 했다.
앞서 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7부(이상원 부장판사)도 대우건설의 뇌물 제공 행위를 이유로 2차 계약해제가 적법하다고 판단하고, 조합의 토지 인도 청구를 인용한 바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판결문을 송달받는 대로 그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상고 여부 등 합리적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