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3법’ 3월에 완전체, 해상풍력발전 보험도 들썩
“사업비 5%는 보험료”
10년간 1조원 추정
해상풍력발전에만 10년간 1조원이라는 보험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해상풍력발전특별법이 3월 시행을 앞두고 관련 업계가 분주하다. 일부 발전설비 관련 업체들이 전체 사업비의 5%를 보험료로 책정하는 것을 검토하자 보험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발전업계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3월부터 에너지 3법이 완전체가 된다. 에너지 3법이란 국가기간전력망확충특별법(전력망확충특별법),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고준위방폐장특별법), 해상풍력 계획입지 및 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해상풍력특별법) 등 3개 법을 말한다. 지난해 2월 여야합의로 본회의를 통과해 전력망특별법과 고준위특별법은 시행중이고, 해상풍력특별법은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 유럽 12GW급 23조원 투자 = 업계에서는 3월 해상풍력특별법 시행 후 정부가 해상풍력발전 입찰을 실시해야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시장규모 추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바다에 떠 있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설비를 조성하는데 MW당 70억원 가량이 소요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발전 위주의 서해안에너지고속도로 사업을 추진중이다. 2022년 유럽에서 12GW설비를 조성하는데 170억유로(23조원)가 투입된 바 있다.
해상풍력발전과 관련한 한 특수목적법인 관계자는 “과거 사업자들과 해외 사례에 견줘 총사업비의 5%는 보험으로 지출해야 한다”며 “날씨는 물론 자연재해 등에 민감한 해상풍력발전을 고려할 때 얻은 결론”이라고 말했다. 건설·유지·보수 외에 지역주민들의 민원 등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될 경우 건설장비 임차기간 등을 추가로 보장하는 기업비용보상보험을 검토하는 사업자도 있다.
일부 현장에서는 2.5~3%대 보험료 책정이 논의되는데, 이는 보험사가 특정 위험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보험료는 줄어들 수 있지만 사업자 부담이 커진다. 입지나 설비, 기술, 생산성 등의 문제로 5%를 넘어설 수 있다.
해양진흥공사는 서해안 일대에 부유식 풍력발전시설을 조립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 사업은 부유식 또는 고정식 해양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특수선박과 전용항만 구축을 골자로 하고 있다. 대형 해상풍력발전기를 육상에서 제작한 뒤 해안으로 이동할 수 없다. 아예 해안가에 시설을 갖추고, 배로 실어 나른 뒤 공사를 이어가야 한다. 특수선박이 접안할 부두시설이 마땅치 않아 새로 항만까지 조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1조원 해외로 나갈 판” = 발전 분야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국내 보험사들은 눈치만 보고 있다. 국내 보험업계는 신재생에너지 중 해상풍력발전 보험상품 개발 및 인수 경험이 많지 않다.
한국의 해상조건을 고려한 보험 심사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내놔야하는데 상황이 녹록치 않다. 한 기업보험 관계자는 “보험사 내부는 물론 보험중개사들도 경험이 많지 않아 외국계 재보험사 상품을 가져다 파는 수준”이라며 “사업 성패에 상관없이 1조원에 달하는 보험료는 고스란히 해외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자간 보험사가 분쟁을 겪는 일이 빈번해지자 아예 외면해버린 보험사도 있다. 태양광의 경우 보험사들이 심사를 강화하면서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소규모 사업자도 있다. 이전 정권이 신재생 에너지를 외면하면서 보험시장마저 축소됐다. 신재생에너지 보험산업 발전에 대한 연구는 물론 논의도 사라진 상태다
다행히 국내 손해보험사중 메리츠화재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메리츠화재 김지수 파트장은 “과거 국내 상업운전중인 해상풍력 발전소에 대한 운영·공사 보험의 간사 또는 공동인수사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고 있다”며 “사업의 이해관계자간 소통을 통해 특화된 보험상품 검토 등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아시아지역 연평균 18.3% 성장 =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인 리서치 인텔로는 2024년을 기준으로 해상풍력발전 보험시장에서 유럽이 55%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과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 등의 해상풍력발전 시장이 선두권이라는 이야기다. 다만 성장 속도는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이 빠를 것으로 봤다. 중국과 대만 한국 일본을 중심으로 2033년까지 연평균 18.3%의 성장을 내다봤다,
보험연구원은 “보험사들은 신재생에너지 보험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공급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와 위험인수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며 “신재생에너지보험의 가입자가 부담하는 보험료의 일부를 보조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발전시설 설치자금과 생산, 운전자금에 대한 융자는 지원했지만 보험에 대한 정책은 없었다. 신재생에너지 보험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글로벌 보험사 중 ‘처브’나 ‘하포드’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에 대해 건설공사에서 발생하는 사고나 화재 등 피해에 대한 종합보험, 재산보험, 배상책임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중이다. 악사그룹의 신재생에너지 전문 보험사인 ‘뉴 에너지 리스크’ 역시 사업자금 조달을 위한 보증보험을 운영중이다. 물론 이들도 초기에 큰 손실을 봤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인포링크(Info Link)는 “태양광 발전 목표 달성 경험이 있는 한국의 해상 풍력 시장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라면서도 “조성할 규모와 신청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 이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