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그래도 이 나라 내일을 낙관할 수 있는 이유
여기저기서 나라의 미래를 둘러싸고 비관적 전망이 횡행한다. 특히 미래의 시선으로 현재를 보는데 익숙한 MZ세대의 미래전망이 자못 심각하다. 최근에 발표된 한 조사에 따르면 MZ세대 응답자의 75% 정도가 10년 후 국내 산업이 침체되고 실업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54% 정도는 10년 후 한국이 아시아의 주변국으로 밀려날 것으로 전망했다.
MZ세대의 비관적 전망이 기성세대에게 위기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경고 메시지이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다! 지금 한국은 이대로 가다가는 죽을 수도 있는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5년 뒤에는 10개 주력산업 모두가 중국에 밀릴 수 있다는 한국경제인협회의 전망 보고는 이를 뒷받침해준다.
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확실한 단어는 ‘불확실성’뿐이라며 기업의 70% 정도가 올해 경영 기조로서 현상유지 혹은 감량경영을 선택하기로 했다.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MZ세대가 보는 미래 한국은 절망적
희망의 노래는 절망의 끝자락에서 울려 퍼지기 마련이다. 넓은 시야를 갖고 시대 흐름을 통찰하면 위기를 딛고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들을 포착할 수 있다. 크게 봐서 네 가지다.
하나, 중국이 가하는 강력한 임팩트 효과다. 과거 산업화 초기 일본의 성공은 한국에게 강력한 자극제로 작용했다. 기업인들은 너도나도 일본을 따라잡자는 열망에 이끌려 무섭게 질주했다.
이제 중국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의 거침없는 굴기는 한국의 기업들이 지난 10년간의 정체상태에서 벗어나 강도높은 혁신을 추진하게끔 압박하고 있다. 대량생산 체제에서중국의 가공할 위세는 한국 기업들이 탈대량생산 고객 맞춤형 경제로 전환하도록 내몰고 있다. 이 점에서 중국의 위협은 한편으로는 한국에게 커다란 행운일 수 있다.
둘째,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 고객 맞춤형 경제는 다품종 소량생산으로서 대량생산 시대 규모의 경제를 구가하기 쉽지 않다. 생산성을 여간 고도화하지 않는 한 수익성을 보장받기 어렵다. 해답은 바로 AI의 창의적 활용에 있다.
고객 맞춤형 경제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K- 뷰티 화장품 산업은 이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세계 최대 제조자 개발 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는 전세계 4500여 개 브랜드를 소화하고 있다. 브랜드마다 요구하는 색조 기능 용기 모델이 제각각이다. 코스맥스는 개발 제조 포장 전 공정에 AI를 활용함으로써 한가지 제품을 10개 생산하나, 10가지 제품을 1개씩 생산하나 동일한 생산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셋째, 이재명정부의 출범. 탈대량생산 고객 맞춤형 경제 선두주자로 부상하려면 기업은 낡은 틀에서 벗어나는 고강도 혁신을 감내해야 한다. 안과 밖에서 동시에 작용하는 줄탁동시(啐啄同時)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가 혁신의 불쏘시개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 기관이 스스로 시장의 일부가 되어 시장의 혁신을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국가의 시장 개입 통제를 추구하는 좌파이념과 시장의 자유방임을 추구하는 우파이념 모두에서 벗어나야 한다. 천만다행으로 이재명 대통령은 좌우이념을 낡은 기제로 규정하면서 탈진영 실용주의를 천명해 왔다. 이재명정부가 제 몫을 다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낳게 하는 요소이다.
넷째, 97체제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열망. 1년 뒤인 2027년은 외환위기를 계기로 성립한 97체제 30년 되는 해이다. 30년이면 충분하다. 더 이상 97체제 안에서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저마다 요구가 다르고 그마저 수시로 바뀌는 고객맞춤형 경제에서는 고객과 접점에 있는 작업자가 충분한 오너십을 발휘할 때 높은 생산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사람을 철저히 비용으로 간주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골몰해온 97체제에서 벌어날 때 기대할 수 있는 변화다. 97체제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국민적 여망이 문제 해결의 탈출구를 열어 줄 수 있다.
올해 대도약의 시동을 걸려면
기묘하게도 4가지 요소가 거의 같은 시대에 함께 맞물려 작용하고 있다. 역사에서 흔치 않은 현상이다. 혁신 지향적인 자세로 올곧게 대응한다면 한국이 재도약할 수 있음을 강력히 암시해 준다. 이 대통령의 공언대로 올해 대도약의 시동이 걸리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