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2026년,10년의 미래 달린 전환점
2026년 세계경제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등으로 완만한 성장 흐름이 예상되지만 통상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 리스크, 장기금리 상승 등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다. 이런 여건하에서 주요 전망기관들은 대체로 한국경제가 2% 안팎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성장의 핵심 변수는 내수회복이다. 낮아진 불확실성으로 소비와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가상승도 경기 회복의 모멘텀이 되고 있다. 수출은 보호무역 확대로 증가폭은 둔화되더라도 IT 부문을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하방 요인도 있다. 물가가 다시 불안해지거나, 대외 충격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내수회복은 쉽게 흔들린다. 특히 원화약세가 수입물가를 자극해 생활물가 부담으로 전이되는 경우 체감경기와 분배 측면의 부담이 커진다.
부동산과 가계부채는 올해도 정책운용의 폭을 제약할 것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을 키워 소비를 제약하고 금융기관 건전성 리스크를 높인다. 점차 우리 경제의 성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굳어지고 있다.
추세적 원화 약세는 장기 저성장의 경고등
이러한 경제흐름에서 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올해 예상되는 반등을 우리 경제의 큰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2% 수준의 경제성장률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수준에 가깝다는 이유로 안심하기는 이르다.
한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가 여기저기에 보인다. 이를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가 환율이다. 1400원대의 환율은 장기 저성장의 카나리아다. 원달러 환율은 2025년 한 때 1480원까지 상승했고 최근에도 높은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10년 전에는 1200원을 상회하면 ‘높다’고 인식되었지만 이제는 그보다 200원 이상 높은 환율수준이 일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단기수급이나 심리적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현재의 원화약세 배경에는 크게 두 축이 있다. 하나는 달러화 강세다. 2010년 이후 미국의 생산성 개선과 자본시장 흡인력은 장기적인 달러강세 기조를 만들어 냈다. 최근 미국 경제의 흐름으로 볼 때 이 축이 크게 무너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다른 하나는 국내 투자 부진과 자금흐름의 변화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와 맞물려 저축은 크게 증가했지만 국내 투자 기회는 충분히 늘지 못했고 그 결과 이 돈들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주식시장 강세에도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유출되는 돈의 양이 더 많기 때문이다.
필요한 것은 성장 잠재력 확충
국내투자 기회를 넓혀 자금이 국내에 머물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규제와 인허가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중장기 투자가 작동할 수 있는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이와 함께 자본시장의 자원배분 기능을 강화해 자금이 혁신과 성장으로 흐르도록 해야 한다. 신뢰 기반을 정비하고 장기투자 생태계를 키우지 못하면 돈은 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가지 못한다.
올해 2026년은 이런 전환이 가능한지 시험대에 오르는 해다. 이럴 때는 단기적인 경기반등을 노리기보다는 장기 성장동력을 확충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원화 약세의 구조적 배경을 직시하고, 투자와 생산성 기반을 회복해 성장흐름을 바꾸는 데 성공한다면 2026년은 한국경제의 향후 10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