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살롱
루테인, 모두를 위한 눈영양제일까
현대인의 눈은 하루 종일 쉴 틈이 없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와 씨름하다가, 잠들기 직전까지 영상을 시청한다. 눈이 혹사당하는 와중에 아이러니하게도 눈 건강을 위한 영양제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눈 영양제가 TV프로그램에 소개가 되고 여러 매체를 통해 광고되면서 루테인이나 오메가3 등이 마치 눈을 위한 필수영양제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듯하다.
자신의 눈 상태나 연령을 고려하지 않은 채 광고가 주입한 “눈 영양제는 루테인”이라는 공식에 따라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루테인을 복용중인 경우를 자주 본다. 시력의 발달 및 성장, 생리학적 노화 과정에 따라 꼭 필요한 영양소는 다를 수밖에 없는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눈 영양제는 눈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할까?
성장기 아이들의 눈 관리 핵심은 시력발달과 근시진행을 막는 것이다. 요즘 많은 부모님들이 어린이용으로 젤리나 분말, 구미 형태로 나온 루테인을 먹이지만 이는 아이들의 시력발달에 필수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근시진행을 막아주지도 못한다. 아이들의 시력은 영양제를 보충함으로써가 아니라 선명한 상을 보는 시각적인 자극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아이 눈에 맞는 안경을 제대로 착용하는 것이 옳다.
오히려 과학적으로 입증된 최고의 근시 억제제는 바로 햇빛이다. 아이들이 야외에서 햇빛을 쬘 때 망막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안구성장을 막아주고 근시를 억제하는 강력한 신호가 된다. 고함량 루테인을 먹이기보다 하루 30분이라도 밖에서 뛰어놀게 하는 것이 아이들의 눈 건강을 위해 훨씬 더 과학적인 처방이다.
40대 이후 눈 노화에 필요한 약물
20~30대의 눈은 노화보다는 ‘혹사’로 인해 고통받는다. 이 시기에는 대표적으로 안구건조증과 눈 피로감으로 인해 눈 건강이 위협받는다. 황반의 색소 밀도가 충분히 높은 이 시기에 무턱대고 루테인을 섭취하는 것은 불필요하다.
이 시기에 주목해야 할 핵심 성분은 오메가3이다. 안구건조증의 대다수는 눈물 생성 부족보다는 눈물막의 가장 바깥쪽을 덮고 있는 지방층이 불안정해져 눈물이 빨리 증발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오메가3는 눈꺼풀의 마이봄샘의 염증을 억제하고, 깨끗하고 질 좋은 지방층을 형성하여 눈물막을 안정화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인공눈물을 점안하는 것만으로도 잘 해결되지 않는 눈 건조감을 개선시키는 데 오메가3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40대에 접어들면 눈은 급격한 생물학적 노화를 겪는다. 근거리보기가 점차 어려워지는 노안이 시작되고,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을 구성하는 색소밀도가 감소하기 시작한다. 황반은 중심시력을 책임지는 가장 주요한 부위이며 황반색소는 외부의 유해한 청색광을 흡수하여 시세포를 보호하는 내부의 자체 선글라스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 시기가 되면 비로소 루테인과 지아잔틴의 섭취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두 성분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외부 섭취로 보충해야 하는데 강력한 항산화작용을 통해 활성산소를 제거하며 훗날 찾아올 수 있는 황반변성과 백내장 같은 노인성 안질환의 발병 시기를 늦추기 위해 미리 연금을 저축해둔다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60대 이상, 특히 초기 황반변성 소견이 있거나 연령관련황반변성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황반건강을 위해 루테인을 포함한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과학적 근거의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미국국립눈연구소가 주도한 대규모 임상 연구인 AREDS2 (Age-Related Eye Disease Study 2)다. 이 연구는 40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5년간 추적 관찰해 특정 영양소 조합이 중기 황반변성에서 후기 황반변성으로의 진행 위험을 약 25% 낮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들이 제시한 황금 배합(AREDS2 포뮬러)은 루테인 10mg, 지아잔틴 2mg, 비타민C 500mg, 비타민E 400IU, 아연 80mg(또는 25mg), 구리 2mg이다.
따라서 60대 이상이라면 1년에 한번 안저검사를 포함한 안과 검진을 받고, 검사 결과에 따라 영양제가 필요한 경우에는 단순 루테인 제품보다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고함량으로 배합된 AREDS2 포뮬러 인증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선택이다.
눈 영양제가 나빠진 시력 되돌릴 수는 없어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눈 영양제가 이미 나빠진 시력을 되돌리거나 질병을 치료하는 약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연령대별로 현명한 영양제 섭취와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조만간 다가올 백세시대를 맑고 건강한 눈으로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