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150년만에 북극항로 연결
북극항로 개척 민관협의체 출범 … 부산항만공사 올해 최우선 과제
1876년 개항한 부산항이 150년만에 북극항로와 연결된다.
남재헌 해양수산부 북극항로추진본부장은 26일 “(올해 9월 북극항로 시범운항 출발지는) 부산항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북극를 둘러싼 국제관계의 변동성이 커지고 컨테이너선 상업운항에 대한 비판적 분석이 제기되고 있지만 계획한 대로 부산항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유럽까지 가는 항로를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해수부는 28일 북극항로자문위원회(위원장 김태유)를 열고 29일에는 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민관 협의체를 출범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지난해 12월 23일 부산으로 청사를 옮긴 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2026년 하반기에 국내 민간선사는 컨테이너선을 이용해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추진해 극지운항 경험과 정보를 축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부산항, 북극권 녹색항로 참여 = 부산항 운영을 맡고 있는 부산항만공사도 부산항과 북극항로 연결을 최우선 추진한다.
부산항만공사는 지난 23일 올해 9개 주요 사업 중 ‘부산항 북극항로 상용화 선제 대응과 글로벌 물류영토 확대’를 첫번째 사업으로 배치했다.
이를 위해 공사는 ‘북극권 녹색항로’에 참여해 북극항로 협력방안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북극권 녹색항로는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캐나다 등 북극권 주요 항만들과 연결되는 친환경 해상운송망이다. 녹색항로는 선박추진연료를 친환경 연료로 사용한다.
인프라 구축도 주요 과제다. 진해신항 21개 선석을 개발하면서 초대형 스마트 항만 인프라를 확보하고 메탄올 등 차세대 친환경 연료를 선박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벙커링 시설 구축에도 집중한다.
공사는 지난 2024년 4월 완전자동화부두로 개장한 부산신항 7부두의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진해신항에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항만을 확보할 계획이다.
부산신항 7부두 자동화 부두의 생산성은 기존 부두 생산성과 차이를 대폭 줄였다.
김영문 공사 물류정책실장은 23일 “부산신항에는 7개 부두가 있는데 선박에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크레인의 평균 작업 속도는 1분에 25~28개 수준”이라며 “기존 터미널은 1분에 27~28개, 반자동화로 운영 중인 6부두와 자동화 부두인 7부두는 25~26개 작업속도를 보이고 있어 (자동화 부두의 작업 속도가) 상당히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신항 7부두는 국내 최초의 완전 자동화 항만으로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이 부산항만공사에서 임대해 운영하고 있다.
선박에서 컨테이너를 내리고 선박으로 컨테이너를 싣는 ‘컨테이너크레인’은 원격 조정하고 컨테이너를 쌓아두는 장치장과 선박 사이를 오가는 컨테이너 자동이송장부(AGV)는 무인화했다.
해수부는 부산항의 자동화 운영을 기반으로 완전 자동화와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항만을 부산항3.0시대의 핵심으로 설정하고 항만과 연관 산업의 동반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7부두는 선박 접안부터 하역 야드운영 차량반출입까지 항만에서 작업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하는 ‘터미널 운영 시스템’(TOS)을 도입해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친환경 벙커링 거점으로 = 부산항을 선박 벙커링 기지로 육성하는 것은 핵심 과제 중 하나다. 부산항을 오가는 선박들에 연료를 공급하는 사업 기지를 마련하는 것이다.
해수부와 부산항만공사는 해운산업의 친환경 전환을 기회로 보고 있다.
친환경 연료가 나오기 전에는 선박연료로 주로 사용하는 벙크C유(중유)를 싱가포르에서 넣으면 미국까지 가는데 지장이 없었지만 상대적으로 열량이 낮은 친환경 연료는 싱가포르에서 급유한 후 미국까지 가려면 중간에 한 번 더 급유해야 하는 수요가 생긴다. 북극항로를 통해 유럽에 가려고 해도 부산에서 넣어야 한다.
친환경 벙커링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부산은 최적지다.
다만 부산항 인근의 울산항이나 여수·광양항도 벙커링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어서 조정하는 과정이 남았다.
부산항만공사는 해외물류센터 운영과 해외 물류거점 확대를 위해 네덜란드 스페인 미국 인도네시아 등의 물류기지에 새로운 사업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공사는 북극항로 선제 대응 외에도 △부산항 인공지능·디지털전환 가속화로 스마트항만 구현 △글로벌 거점항만 구축을 위한 부산항 운영체계 효율화 △최첨한 스마트항만 및 배후단지 인프라 지속 확대 △해양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크루즈 및 국제여객 활성화 등 총 9개 사업을 올해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