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승돈 농촌진흥청장

농업계 챗GPT ‘이삭이’ 올해 완성

2026-01-22 13:00:36 게재

“인공지능이 미래 농촌 수익성 높일 것” 확신

자율주행 농기계로 농촌 일손 빠르게 대체

1월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CES)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다.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고 단계별 사고와 판단을 대신할 인공지능(AI) 로봇은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서 특히 요구되고 있다.

힌국농업은 자동화를 넘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 생산성을 높이는 지능화시대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농업분야까지 파고들면서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 ‘무인화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해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는 ‘이삭이’는 농업분야 챗GPT라고 할 수 있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올해 내 이삭이 서비스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삭이는 농업관련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다. 인공지능 서비스 기능을 탑재해 전국민이 필요한 농업 관련 정보서비스에서는 챗GPT나 제미나이를 능가하는 모델을 만드는게 목표다.

이 청장은 “농촌의 65세 이상 고령 농가 비율이 2024년말 기준 55.8%로 증가했다”며 “고령 농업인이 인공지능을 쉽게 활용하기 위해 음성인식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취임한 후 인공지능 기반 농업기술개발에 나선 이 청장을 20일 만나 농촌의 AI 대전환 계획을 물었다.

●농업분야의 인공지능 전환이 실제 완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올해 계획은 무엇인지 쉽게 풀어달라.

가령 농가에서 재배 중인 품목의 상태에 대해 챗GPT나 제미나이에 물었을 때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한다. 실제 지역별 토질이 다르고 기후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개발하는 ‘이삭이’는 농가 맞춤형이다. 필지별로 모든 정보가 다 있는 흙토람 등에서 정보를 모아 맞춤형으로 해법을 제시해 주는 방식이다. 특히 고령 농업인들도 사용하기 편리한 음성인식 모델을 통해 농촌현장에서 챗GPT가 아닌 이삭이를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올해말까지 이삭이에 정부가 가진 모든 농업 정보를 모아 완성시킬 계획이다.

●인공지능 서비스가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사업모델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사과를 재배하는 농가에서 이삭이를 통해 현재 상태에서 수확을 해야할지, 아니면 다른 가공품으로 만들어야 할지 판단할 수 있다. 앞으로 농가가 직접 판단하는 게 아니라 이삭이가 스스로 판단해 수익이 높은 방식으로 유도하게 된다. 사과의 색상이나 크기 등을 보고 무작정 수확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사과식초나 사과와인 등을 만들기 적당한 상태까지 판단해주고 이를 관련 업체와 연결하는 절차를 이행한다. 이럴 경우 수익에 어떤 변동이 생기는지 분석하고 유사 사례 등을 소개해줄 수 있다. 이를 통해 농가는 좀 더 수익을 낼 수 있게 된다.

●농촌 일손이 부족해 매년 10만여명이 농촌 계절근로자로 입국하고 있다. 인공지능 농업이 무인화를 이끌어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시점을 언제로 보나.

벼농사는 100%에 가까운 기계화율을 기록했지만 밭작물은 기계화율이 67%에 불과하다. 사람 손이 가장 많이 가는 것이 심을 때와 수확할 때다. 이 과정을 기계가 할 수 있도록 2027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 8개 작물 중 양파는 전 과정 기계화에 성공했다. 밭마다 토질과 경사도가 다 다르고 심기부터 방제, 수확까지 기계가 다 다르기 때문에 작물당 4~5가지의 기계가 필요하다. 8개 작물이면 40여 종의 기계가 필요한 셈이다. 이를 모두 개발하면 농촌에 필요한 인력은 대폭 줄어든다.

●농업 무인화사업에 인공지능 접목 수준은 어느정도인가.

현재 노지작물 농기계쪽 인공지능은 자율주행기능 정도로 보면 된다. 시설작물의 경우 방제와 수확 등에서 로봇이 수행하는 역할이 커지고 있다. 국내 농기계는 자율주행 4단계 기술을 확보하며 이른바 ‘피지컬 AI’ 시대를 열었다. 인공지능이 논밭의 장애물을 스스로 피하고 최적의 경로로 작업하면 고령화된 농촌의 인력난을 해결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앞으로 작물의 상태를 점검하고 이를 지시하는 로봇과 이를 수행하는 로봇이 이삭이 서비스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움직이게 된다.

●앞서 말한대로 농촌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고령 농업인이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대로 작동시킬 수 있나.

고령 농업인 이후 자녀들이 농업을 이어받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청년농이 대형화한 사업체를 가지고 농촌에 들어가게 돼 있다. 농지에서는 생산성이 높아지고 인공지능을 통해 수확한 작물을 빠르게 가공용으로 전환하게 된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농업회사들은 대형 농기계를 요구할 것이고 무인시스템을 정착시킬 것이다. 농업 생산성이 높아지면 농촌은 농업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가공산업이 발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은 무한대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에서 안전사고 예방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농촌에서도 농작업 중 안전사고 발생률이 높은데 무인화와 자율주행 등이 사고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나.

농촌진흥청장에 취임한 후 농업의 디지털전환과 밭농업 기계화, 기후변화와 병해충, 농업경영혁신과 함께 농작업 안전을 5대 과제로 선정했다. 농작업 안전은 장기적으로는 무인화로 해결할 수 있지만 현재는 고령 농업인의 안전의식 문제와 기반시설의 미비 등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김성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