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가담’ 박성재 재판 본격화
‘한덕수 중형’ 이진관 재판부 심리…‘위증 혐의’ 이완규도
12.3 내란에 가담하고 김건희 여사의 수사무마 청탁을 들어준 혐의로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재판이 본격화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박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을 연다.
박 전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실·국장 회의를 소집해 합동수사본부로의 검사 파견 검토를 지시하고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과 출국금지 담당 직원의 출근을 지시하는 등 내란 범죄에 순차적으로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무부 검찰과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문건을 작성하도록 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지시한 혐의, 김 여사로부터 청탁을 받고 관련 사건을 무혐의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도 있다.
이날 첫 공판에서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공소사실 요지를 설명하고 박 전 장관측이 혐의에 대한 입장을 진술할 예정이다. 그동안 박 전 장관측이 혐의를 부인해왔던 만큼 이날 공판에서도 동일한 주장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장관의 재판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중형을 선고한 재판부가 맡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이진관 재판부는 지난 21일 박 전 장관과 동일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에 대해 특검의 구형(15년)을 크게 웃도는 징역 23년을 선고한 바 있다.
재판부는 특히 12.3 비상계엄이 내란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과거에 있었던 ‘아래로부터의 내란’보다 죄질이 더 나쁜 ‘위로부터의 내란’‘친위 쿠데타’로 규정했다. 한 전 총리는 ‘국정2인자’로서 이같은 위헌·위법한 계엄을 막아야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저버렸을 뿐 아니라 오히려 내란이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여기에 가담한 책임이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이같은 판단은 박 전 장관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검사 출신인 박 전 장관은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의 계획을 알리기 위해 대통령실로 가장 먼저 부른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이다. 한 전 총리 판결문에는 박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당시 강의구 대통령실 부속실장에게 참석자 서명 작업을 준비시킨 것으로 적시되기도 했다. 계엄 선포의 절차적 요건을 갖추려 한 것으로 내란 중요임무 종사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전 장관은 인권보호와 법질서 수호를 핵심 업무로 하는 법무부 장관이었다는 점에서 다른 국무위원보다 계엄 선포를 막지 못한 책임이 더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완규 전 법제처장도 박 전 장관과 함께 재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최측근인 이 전 처장은 2024년 12월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계엄 해제 직후 ‘안가 회동’에서 계엄에 관한 논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처장측은 국회 위증 혐의가 내란특검팀의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