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기무사 댓글공작 지시’ 직권남용 해당

2026-01-26 13:00:51 게재

전 청와대 비서관들 징역형 집유

법원 “자유로운 여론 형성 저해”

이명박(MB)정부 시기 국군기무사(기무사, 현 국군방첩사령부) 내부 댓글부대 조직을 동원해 온라인 여론조작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청와대 비서관들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달 11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모 전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같은 혐의가 적용된 전임자 김 모 전 비서관에게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이 확정됐다.

두 비서관들은 2011년 7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전 기무사령관과 공모해 기무사 내부 댓글부대인 이른바 ‘스파르타’ 조직 부대원들에게 온라인상 정치 관여 글을 게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기무사 요원들에게 신분을 숨긴 채 일반 국민인 것처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통령과 정부를 옹호하는 정치적 글을 게시하도록 지시했다. 김 전 비서관은 2011년 7월부터 2011년 8월까지 136회, 이 전 비서관은 2011년 9월부터 2012년 6월까지 1만3564회에 걸쳐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글을 게시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2024년 기무사 댓글부대에 정부·대통령 옹호 글 게시를 지시한 행위는 공무원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국민의 건전하고 자유로운 여론 형성이 저해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지난해 4월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기무사 간부들이 청와대의 요청을 받아 공소사실에 따른 직권남용죄를 저지른 사실은 이미 유죄판결이 확정됐다”며 “당시 기무사의 온라인 홍보활동 관련 보고서를 피고인들에게 보고했다는 행정관의 진술과 기무사 내부 보고서 내용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인들이 기무사 간부들과 순차로 공모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설명했다.

앞서 기무사 내에서 댓글 공작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배득식 전 사령관은 두 번의 대법원 판단 끝에 2022년 징역 3년의 실형을 확정받은 바 있다.

2심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들은 비서관실 책임자로서 기무사를 이용한 온라인 여론활동에 대해 알고 있었어야 하고 비서관실 조직 체계나 업무수행 방식, 경력 등에 비춰보면 이를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무사 간부들과의 공모관계를 인정했다.

다만 정세를 분석해 ‘일일 사이버 검색 결과’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녹취·요약본을 청와대에 보고하도록 한 혐의는 무죄 또는 면소로 판단됐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사실오인 및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피고인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해 원심을 확정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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