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물 선택 기준이 달라진다
“물도 잘 따져서 마셔야”
먹는샘물 인증제 도입
사무실과 공공장소에서 매일같이 마시는 물의 위생 관리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해외 연구를 통해 다수가 이용하는 정수기와 급수 설비의 관리 방식에 따라 수질 안전성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다.
27일 국제 학술지 ‘AIMS 미생물학(AIMS Microbiology)’에 게재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브라질 등 여러 국가에서 수집한 다중 이용 환경의 물 샘플을 분석한 결과, 약 70~80%가 박테리아 오염과 관련한 안전 기준을 초과한 사례로 분류됐다. 연구진은 배관 관리 상태, 필터 교체 주기, 사용 환경에 따른 외부 오염 가능성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같은 결과는 수돗물이나 사무실 정수기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관리 방식이 수질 안전성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필터 교체 주기를 놓치거나, 다수의 손과 컵이 반복적으로 접촉하는 노즐 부위의 위생 관리가 미흡할 경우 오염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정수 설비는 설치 이후의 관리가 핵심”이라며 “필터 교체 이력과 내부 세척 여부, 접촉 부위 위생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수질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별도의 정수 설비 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먹는샘물(사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인위적인 정수 과정을 거치기보다 자연 정수 과정을 기반으로 수질 안정성을 확보한 물에 대한 선호가 확산되는 흐름이다.
먹는샘물은 지하수나 용천수 등 자연 상태의 원수를 취수해 여과와 살균 등 최소한의 물리적 처리만 거쳐 병입한 제품이다. 인위적인 성분을 첨가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수원지의 청정도와 관리 수준이 품질을 좌우한다. 현행 먹는물관리법에 따라 수원지 원수는 46여 개 항목, 완제품은 50여 개 항목에 대해 정기·수시 검사를 통과해야 시중 유통이 가능하다.
관리 제도 역시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2027년부터 ‘먹는샘물 품질·안전 인증제’를 도입해 취수부터 제조,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할 계획이다. 기존의 수질 검사 중심 관리 체계를 넘어 수원지 보호와 원수 관리, 유통·보관 환경까지 관리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시범사업과 단계적 법제화가 추진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도 개편이 먹는샘물 산업 전반의 품질 기준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수출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물은 매일 접하는 생활 필수재인 만큼, 가격이나 편의성뿐 아니라 관리 체계와 제도적 안전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소비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먹는샘물 관리 기준 강화는 일상 속 물 선택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