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시행 4년

“안전, 기업 구조적 문제로 인식 끌어올려”

2026-01-27 13:00:02 게재

류현철 노동부 산안본부장

류현철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시행 4년을 맞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에 대해 “기업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안전보건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개별 사안이 아니라 기업 차원의 구조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며 “산업재해에 대한 사회적 환기를 이끌어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류 본부장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책 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실제로 기업의 안전보건 투자가 늘었고 기업 내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선임하는 등 CEO들까지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 위험이 더욱 두드러지는 등 산재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위험과 인적 자원을 관리할 역량이 부족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다른 방식의 접근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과에 대한 처분은 동일하게 가져가되 그 과정을 관리하는 데 있어 공공이나 원청이 지원책을 제공하는 등 역할을 함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본부장은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 문제 개선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해왔지만 공급자 위주의 정책이라는 비판도 있었다”며 “역량이 부족한 기업들에 정책을 전달할 수 있도록 이른바 ‘길목 잡기’를 통해 정책 홍보와 지원책 전달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대재해법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서는 “중대재해법의 효과가 실체화되고 소규모 사업장까지 안전보건 수준을 높이려면 중대재해법과 산업안전보건법 간의 관계 조정부터 필요하다”며 “양 법이 지향하는 바를 제대로 달성하기 위해 서로 어긋나는 부분을 합리적이고 시대에 맞는 형태로 조정할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본부장은 ‘1970년대 영국의 산업안전보건 체계를 개혁한 로벤스 보고서처럼 한국형 로벤스 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정치적 이유로 제도가 지속되기 어려운 한국 사회의 현실 속에서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롭게 문제를 점검하는 위원회보다는 이미 점검된 문제들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 장이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주목받는 현대차의 ‘피지컬 인공지능(AI)’과 관련해서는 “사람과 혼재 작업 시 오히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규범이 없는 상태에서 비용 절감만을 위해 도입될 경우 현장의 혼란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전보건 관점에서 기본 규칙과 법적 쟁점을 선제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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