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상설특검 연장, 수사 박차

2026-01-27 13:00:03 게재

노동부 세종청사·서울고용노동청 압수수색

대관 업무 조준 … 수사기간 30일 연장 요청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외압’ 의혹 등을 수사하는 안권섭 상설 특별검사팀이 활동 기간을 연장하고 관련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 고용노동부 세종청사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노동부 세종청사 근로기준정책과와 퇴직연금복지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스마트워크센터 내 사무공간 등이 포함됐다.

이번 압수수색은 쿠팡의 대관 업무 등 관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특검팀은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앞서 관련자들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대관 업무 등 로비 의혹으로 수사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전날 이재명 대통령에게 수사 기간 연장을 신청했다. 지난해 12월 6일 현판식을 갖고 수사에 착수한 특검의 수사 기간은 60일로 대통령에게 사유를 보고하고 승인을 받으면 한 차례에 한해 30일을 연장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연장 신청을 승인하면 특검의 수사 기간은 오는 3월 5일까지 늘어난다.

수사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고 상설 특검의 수사 기간이 짧은 점을 고려할 때 기간 연장 신청은 필수 불가결한 절차라는 게 특검팀의 설명이다.

특검팀은 같은 날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의 핵심 인물인 엄성환 전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이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엄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5월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CFS의 취업규칙을 변경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를 받는다.

당시 쿠팡은 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 지급 기준을 ‘1년 이상 근무하는 경우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기간은 제외’에서 ‘1년 이상 근무하고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경우’로 변경했다. 근무 기간 중 주당 15시간 미만인 기간이 끼어 있으면 퇴직금 산정 기간을 그때부터 다시 산정하도록 한 것이다. ‘퇴직금 리셋 규정’이라 불린 이같은 규정 때문에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일용직 근로자가 대폭 줄었다.

근로자에 불리하게 취업규칙이 변경되면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쿠팡은 이같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시 쿠팡이 생산한 ‘일용직 제도개선’ 등 내부 문건에는 ‘일용직 사원들에게 연차, 퇴직금, 근로 기간 단절의 개념을 별도로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으며 이의제기시 개별 대응함’ 등의 내용이 적힌 것으로 파악됐다.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조사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으나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은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엄 전 대표를 한 차례도 조사하지 않은 채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부천지청의 무혐의 처분 과정에서 제기된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문지석 부장검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상급자인 엄희준 당시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당시 차장검사가 무혐의 처분하라는 압력을 행사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자신과 주임검사는 쿠팡의 취업규칙 변경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으나 김 전 차장이 ‘무혐의가 명백한 사건’이라고 회유하고 엄 전 지청장은 새로 부임한 주임검사를 따로 불러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줬다는 게 문 부장의 주장이었다.

특검팀은 수사개시 후 문 부장검사를 두 차례 조사한 데 이어 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과 주임검사를 맡았던 신가현 검사, 이재만 전 대검 노동수사지원과장 등을 잇따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또 지난 7일에는 김 전 차장검사를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고, 9일에는 엄 전 지청장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엄 전 지청장은 문 부장검사의 주장은 모두 허위라는 입장이다. 대검에 문 부장검사의 의견까지 모두 보고했고, 대검의 지휘를 받아 최선의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구본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