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공정한 성과급과 지속가능 성장

2026-01-29 13:00:04 게재

연초부터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뉴스가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지난해 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4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2021년 노사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어 직원 1인당 성과급은 1억3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8월 SK하이닉스 노사는 성과급 지급 한도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회사 측은 성과급 한도를 기본급의 1700%로 높이고 남는 재원의 50%를 직원들에게 연금형태로 환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기존 합의대로 영업이익의 10%를 모두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향후 10년간 영업이익의 10%를 모두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성과급이 5000%까지 늘어나도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며 “보상에만 집착하면 미래를 제대로 볼 수 없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성과는 노력과 운이 함께 작용한 결과

회사가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니 직원들도 성과에 비례하여 성과급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가 임직원들의 노력보다는 글로벌 AI 메모리 수요급증이라는 ‘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운’으로 인한 성과도 조직전체의 노력의 결과라는 주장도 가능하다.

즉,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시장에서 연구개발 투자로 기술 리더십과 제조 효율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시장의 호황에 대응할 수 있었으므로, 설사 ‘운’이 따랐다고 하더라도 ‘운’을 성과로 연결한 것은 기업 경영진과 직원들의 노력과 역량 때문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식은 현재와 같이 반도체 산업이 호황일 때는 문제가 없으나 나중에 업황이 나빠졌을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성과를 달성해도 외부적인 ‘불운’에 의해 영업적자가 발생하면 성과급은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불황기에는 직원들의 노력에 대한 보상을 제공할 수 없어 동기부여가 어렵게 된다. 2023년 SK하이닉스가 영업적자를 기록해 성과급 재원이 없을 때 회사는 불황극복을 위해 직원들에게 자사주와 함께 별도의 격려금을 지급했다.

대기업 정규직은 고용 안정성이 높아 해고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소득 불안정성은 사기 저하, 이직 증가로 연결되어 생산성이 낮아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즉, ‘운’이 없는 경우에도 동기부여를 위해 노력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은 필요하다.

공정한 성과급은 지속가능한 성장 원동력

기업의 성과는 ‘운’을 제외하더라도 직원들의 노력, 경영자의 판단, 주주의 투자, 협력회사의 기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은 경영자와 직원은 성과급으로, 주주들은 주가 상승과 배당으로 보상받는다. 포스코나 한화오션은 성과창출에 기여한 협력회사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도 한다.

성과급 산정시 ‘운’에 의한 효과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동종 산업의 평균 성과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보상하는 상대평가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목표달성에 따른 일회성 현금 보상보다는 성과급을 장기간에 나누어 이연 지급하거나 양도제한조건부 주식과 같은 주식보상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구성원의 노력에 대한 공정한 보상체계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뒷받침하기 위한 버팀목이다.

김범준 가톨릭대 교수 회계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