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차타드, 국민은행에 264억 정산금 소송 승소

2026-01-29 13:00:06 게재

마스턴유럽부동산펀드 환헤지 계약 관련

프랑스 부동산 부실…약정 수익금 못 건네

해외 부동산펀드 부실로 파기된 환헤지 정산금을 신탁사가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1부(김지혜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이 프랑스부동산 투자 전문 ‘마스턴투자운용’의 펀드 신탁사인 국민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264억여원 정산금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에서 확인된 사실에 따르면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 2019년 7월 국민은행과 신탁계약을 맺고 ‘마스턴유럽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10호’ 펀드를 설정했다. 이 펀드는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원화로 투자금을 유치해 프랑스 라데팡스 소재 대형 오피스 빌딩 ‘EQHO’에 유로화로 투자한 뒤 여기서 나온 임대수익 및 양도차익을 투자자에게 매 6개월 단위로 분배하는 상품이다.

이 펀드는 환율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SC은행과 통화스왑거래도 실행했다. 2019년 9월 SC가 이 펀드에 유로화 1억6774만유로를, 펀드가 SC에 2189억원을 각 지급하고 만기인 2026년 10월 되갚는 내용의 거래였다. 6개월 수익금 분배에 따라 펀드가 SC에 유로화 이자를, SC가 펀드에 원화 이자를 지급할 의무도 담겼다.

문제는 2022~2023년 유럽 부동산시장 침체와 원화 약세였다. 시장 침체로 부동산을 매각하지도 못하고 원화마저 약세라 펀드가 SC은행에 정기적으로 지급해야 할 수익금을 내주지 못하게 됐다. 2024년 7월 기준 해당 펀드가 SC은행에 지급할 정산금은 15억3600만원이었다. 기한이 2개월 연장됐지만 해당 펀드는 9억원을 정산하는 데 그쳤다.

그러자 SC은행은 ‘펀드가 정산금 지급의무를 불이행했다’며 펀드 신용등급을 부도등급으로 하향조정하고 환헤지 거래를 종료했다. 이어 지난해 3월 신탁사인 국민은행에 정산금 및 지연손해금으로 총 264억여원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국민은행은 “이 사건 기본계약은 원고와 펀드 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 피고인 국민은행에게 정산금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펀드 신탁업자인 국민은행은 원고에게 정산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자본시장법 80조 2항에 따르면 투자신탁의 집합투자업자는 그 투자신탁재산을 보관·관리하는 신탁업자를 포함하는데, 투자대상자산의 취득·처분 등을 한 경우 신탁재산을 한도로 그 이행책임을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신탁업자 명의로 계약하든 집합투자업자 명의로 계약하든 불문하고 신탁재산을 한도로 집합투자업자 또는 신탁업자가 이행책임을 부담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판시했다.

한편 국민은행이 SC은행에 정산금을 지급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지체될 전망이다. 해당 펀드 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은 “국민은행이 정산금을 자체적으로 지급하는 건 아니다. 국민은행이 맡아 놓은 펀드자산 내에서만 지급하는 구조”라며 “실질적으로는 펀드자산을 매각해야 정산금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해당 펀드 자산매각의 구체적인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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