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보험 자기부담금’ 상대 보험사에 일부 청구 가능

2026-01-29 13:00:14 게재

1·2심 원고 패소…대법, 파기

자기부담금 포함 보험 체결

쌍방과실로 발생한 자동차 사고에서 개인의 자기부담금을 상대방 보험사에 일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29일 자동차보험 가입자 10명이 사고 상대 차량 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판단 중 일부 원고들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며 해당 부분에 대한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원고들은 쌍방 과실 교통사고 후 자차 보험 계약에 따라 차량 수리비 중 자기부담금(한도 50만원)을 낸 뒤 이를 돌려받지 못하자 상대 차량 보험사를 상대로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원고들은 자기부담금도 차 사고로 발생한 손해라며 사고 상대 차량의 보험사(피고)를 상대로 자기부담금에 대한 배상을 요구했다.

쟁점은 쌍방과실 사고가 발생한 경우 피보험자가 상대 운전자 또는 보험사를 상대로 자기부담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요구할 수 있는지다.

상법은 보험자대위(청구권대위)에 대해 보험자가 보상할 보험금의 일부를 지급한 경우 보험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만 대위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정한다.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피보험자가 보험사로부터 받은 보험금에서 ‘남은 손해’(미전보 손해)에 대해 제3자를 상대로 배상책임을 요구할 수 있고, 차액이 있을 때는 보험자대위가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에서 미지급된 자기부담금을 2015년 전합 판결에서 의미하는 남은 손해로 보고, 피보험자가 상대 차량 보험사나 가해자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가 핵심 사안이다.

앞서 공개변론에서 원고측은 현행 보험 실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최소한 선처리 방식에 있어선 상대방 운전자의 과실 비율에 상응하는 자기부담금 지급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고측은 피보험자 입장에선 선처리를 해야 상대방 보험자들로부터 자기부담금을 보전받을 수 있어 유리함 때문에 과실 비율을 최대한 늦게 결정하도록 하는 유인이 발생하므로 현재 실무를 유지하는 게 당사자 간의 분쟁을 낮출 수 있다고 맞섰다.

1·2심은 모두 자기부담금을 미전보 손해로 볼 수 없다며 보험사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스스로 자기부담금을 부담하기로 하고 자기부담금 약정이 포함된 자차보험을 체결한 것”이라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선처리 방식을 취한 원고들에 대해 승소 취지로 일부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자기부담금 상당액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상응하는 부분에 관하여까지 피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경우에 따라 제3자가 손해배상책임 중 일부를 면탈하는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따라서 보험자가 피보험자에게 선처리 방식으로 손해액에서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자기차량손해보험금을 전부 지급하였을 경우 피보험자는 자기부담금에 대하여 피보험자의 책임비율 부분과 제3자의 책임비율 부분을 나눈 다음 제3자의 책임비율 부분에 상응하는 금액 상당의 손해의 배상을 제3자에게 별도로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합리적이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결국 원고들의 청구를 전부 기각한 원심의 판단에는 보험약관의 해석, 손해배상청구의 범위 등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파기 환송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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