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성과급도 평균임금에 일부 포함

2026-01-29 13:00:16 게재

대법, 원심 파기…기업들 인건비 부담 가중

타 기업에 영향…임직원 보상방식 변경 주목

대법원이 직원들에 지급한 경영성과급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대기업 노사에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임직원 보상방식을 변경하는 등 기업 임금구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9일 이 모씨 등 15명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원심은 각 인센티브 중 성과 인센티브의 임금성에 관하여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또는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보기 어려워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의 임금성에 관하여는 지급 규모가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된 고정적 금원으로서 지급기준인 평가 항목의 기능과 목적, 내용, 평가 방식 등을 고려하면 취업규칙에 의한 피고의 지급의무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원심판결 중 성과 인센티브의 임금성을 부정한 부분은 정당하나, 목표 인센티브의 임금성을 부정한 부분에는 경영성과급의 임금성과 평균임금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고, 환송 후 원심으로 하여금 위 파기의 취지를 반영하여 퇴직금 차액을 산정할 필요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환송했다”고 밝혔다.

앞서 전직 삼성전자 직원이던 이씨 등은 사측이 목표·성과 달성 시 지급한 성과급(인센티브)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서 제외하고 퇴직금을 산정했다며 2억원대 미지급분을 달라는 소송을 2019년 6월 제기했다.

쟁점은 경영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을 근로의 대가인 ‘평균임금’으로 볼 수 있는지다.

1심은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인센티브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근로자들의 제공한 근로가 회사 성과와 직접 관련 있다고 볼 수 없고, 지급 대상과 조건 등도 사전에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재판부는 “인센티브는 근로자들이 제공한 근로의 양이나 질에 대한 평가를 기초로 지급된 것이라기보다는 전반적인 경영성과에 대한 평가를 기초로 그에 따른 이익 중 일부를 배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목표 인센티브를 계산하기 위해 지급률이 규정되어 있지만 어떤 근로자에게 어떤 지급률을 적용할 것인지 규정되지 않았고, 오히려 경영진에게 광범위한 재량권이 주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심도 경영성과급은 통상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이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성과급) 항목을 임금으로 보고 평균임금에 포함시키면 동일한 근로자라도 연중 퇴직 시기에 따라 평균임금 액수가 큰 폭으로 달라져 생활임금을 기초로 근로자의 생활을 보장하려는 퇴직금 제도의 취지에 반한다”고 짚었다.

이씨 등은 상여금을 퇴직금에 포함해 산정하는 방법과 같이 경영성과급도 퇴직일 이전 1년간의 총수령 금액을 12로 나누어 평균 액수를 산정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지급액과 지급일이 확정돼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은 1년 동안 수령한 금액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에 포함시킬 수 있지만 경영성과급은 지급여부와 지급액이 변동되고, 지급기간도 달라 평가와 무관하게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법원은 경영성과급 중 목표 인센티브의 경우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일부 경영성과급이 퇴직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하면서 근로자들이 받게 되는 퇴직금이 대폭 증가하는 만큼 재계와 노동계 등 경제계 전반에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대법원에는 성과급을 평균임금에 포함해달라는 소송이 줄줄이 계류 중이다. 삼성전자(1·2차),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현대해상, 한국유리공업 등을 상대로 제기된 사건만 9건에 달한다.

하급심에서는 회사별 상황에 따라 결론이 엇갈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는 기업 측이 승소했다. 현대해상과 한국유리공업은 성과급이 임금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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