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업무방해’ 혐의 무죄

2026-01-29 11:24:30 게재

대법, 무죄 취지 파기환송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은 유죄

하나은행 채용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대법원이 일부 무죄 취지로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9일 오전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함영주 회장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중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하고 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는 2심의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함 회장은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만 파기환송심을 받게 된다.

함 회장은 은행장으로 있던 2015년 공개채용 과정에서 인사부에 특정 지원자의 합격을 지시한 혐의로 2018년 6월 기소됐다. 또 2015·2016년 공채를 앞두고 인사부에 남성 지원자를 우대해 남녀 비율을 4대 1로 채용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1심은 함 회장에 대해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2023년 11월 유죄로 판단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인사부장 등과 공모해 합숙면접 불합격 대상자인 3명에 대해 합격시킬 것을 지시해, 다음 단계 면접관들의 면접 업무와 하나은행의 신입직원 채용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또 인사부에 남성 지원자를 우대해 남녀 비율을 4대 1로 채용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함 회장의 상고를 기각해 유죄를 확정했다. 하지만 신입직원 채용업무를 방해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해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은 “1심에서 2016년 합숙면접 당시 채용 담당자들은 일관되게 함 회장으로부터 합격 기준에 미달하는 지원자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받은 사실이 없고, 인사부장이 함 회장에게 보고하기 전후로 합격자 변동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1심은 이 증언의 신빙성을 인정했다”고 짚었다.

이어 “2심에서도 이와 다른 취지의 증언이 없었고, 2심이 든 여러 간접 사실들은 논리와 경험칙, 과학법칙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보기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함 회장의 공모 사실을 인정하기 충분할 만큼 우월한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2심은 함 회장의 지시에 의한 추가합격자를 사정하기 위한 ‘추가사정회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단하였으나, 인사부 채용담당자들은 그러한 추가사정회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그 존재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들도 나타나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판중심주의 및 직접심리주의에 관한 법리,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이 함 회장의 혐의에 대해 일부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면서 하나금융의 경영체제는 현 상태를 유지할 전망이다.

파기환송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돼 확정돼야 비상 경영승계 절차에 들어가고, 반대로 금고 미만의 형이 확정되면 함 회장의 지위는 유지할 수 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다.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한 함 회장의 임기는 2028년 3월까지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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