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 법제화…국회 본회의 통과
대한변협 “방어권·인권 보호 수준 한 단계 격상”
“변호사 특권 아닌 국민의 헌법적 권리, 글로벌 스탠더드 정착”
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ACP)을 명문화한 변호사법 개정안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정욱)가 즉각 환영입장을 밝혔다.
대한변협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입법은 인권 보호와 방어권 보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중대한 사법사적 전환점”이라며 “대한민국 사법 체계를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도록 정비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환영했다.
이번 개정안은 변호사법에 제26조의2(비밀유지권 등)를 신설해 변호사와 의뢰인이 법률 조력을 목적으로 나눈 비밀한 의사교환에 대해 공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수임 사건과 관련해 소송·수사·조사를 대비해 작성·보관한 서류와 자료, 전자자료 역시 공개 거부의 대상에 포함됐다.
ACP 법제화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공약으로 제시했던 과제이기도 하다. 제도가 시행되면 형사사건에서는 피의자나 피고인이 변호인과 나눈 법률 자문과 방어 전략이 증거로 활용되는 것을 원칙적으로 차단할 수 있어, 공정한 재판과 실질적인 변호권 보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사소송에서도 소송 전략이나 법률적 조언이 외부에 노출될 위험 없이 의뢰인과 변호사 간 자유롭고 솔직한 소통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사법 체계는 변호사에게 비밀유지 ‘의무’만 부과했을 뿐,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로부터 이를 보호할 ‘권리’는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변호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의뢰인과의 상담 내용이 광범위하게 수집되는 관행이 이어졌고, 이는 헌법이 보장한 방어권을 형해화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변협은 ACP가 “변호사의 특권이 아니라, 국민이 법률 전문가의 실질적 조력을 받기 위해 반드시 보장돼야 할 헌법적 권리”라며 “OECD 주요 국가들이 이미 채택한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입법을 통해 변호사 사무실은 더 이상 수사기관의 ‘증거 저장고’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공간임이 분명해졌다”며 “향후 하위 법령 정비와 수사 관행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도가 오남용되지 않도록 변호사의 직업윤리 확립과 대국민 홍보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