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박훈 교수 ‘한국형 레거시 10’ 효과 실증 제시

2026-01-29 21:14:12 게재

유산기부 증가가 세수 감소 2.3배 … 상속세제 개편 논의에 근거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박훈 교수가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한국형 레거시 10(Legacy 10)’ 제도의 경제적 효과를 실증 분석해 상속세제 개편 논의의 근거를 제시했다.

박 교수는 21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형 레거시 10 제도 도입에 관한 정책 토론회’에서 제도 도입 시 상속세 세수 변화와 유산기부 증가 규모를 계량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야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한국자선단체협의회·한국세법학회·한국비영리학회 등이 주관했으며, 복지·자선단체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형 레거시 10’은 상속재산의 10%를 초과해 공익법인 등에 기부할 경우, 상속세 산출세액의 10%를 감면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상속재산 100억원에 상속세 40억원이 산출된 경우, 상속재산의 10%를 넘겨 기부하면 상속세의 10%인 4억원을 감면받아 36억원만 납부하게 된다.

박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제도 도입 시 상속세 세수는 연간 약 1253억원(납세자 10분의 1 참여 가정)에서 6263억원(납세자 절반 참여 가정)까지 감소할 수 있다. 반면 유산기부액은 연간 약 2900억원에서 최대 1조45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세수 감소 대비 약 2.3배 규모의 유산기부 증가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박 교수는 “세수 감소만으로 평가할 사안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공익 재원을 확충하는 효과를 함께 봐야 한다”며 “영국 사례처럼 민간 기부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구체적인 법률 개정 방향도 제시됐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조항을 신설해, 상속재산의 10%를 초과해 공익법인 등에 출연한 재산에 대해 상속세 산출세액의 10%를 공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시행 시점은 2027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설계됐다.

토론에는 강남규 변호사, 김희정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사무총장, 이성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본부장, 장세정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병철 재정경제부 국장 등이 참여해 제도의 실효성과 입법 과제를 논의했다.

현재 한국의 유산기부 비중은 전체 상속재산의 1% 안팎에 그치고 있다. 박 교수의 연구는 상속세제 개편 논의 과정에서 세수와 기부 효과를 계량적으로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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