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영업이익률 6.3~7.3% 목표
작년, 미 관세로 4조 ‘증발’ … 올해 관세 비용도 비슷할 듯
현대자동차가 올해 영업이익률을 6.3~7.3%로 목표하고 있다. 2025년 6.2%보다 상향된 수치다.
현대차는 29일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연결 기준 11조4679억원으로 전년보다 19.5%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186조254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나 관세 여파로 수익성이 크게 뒷걸음질했다. 당기순이익은 21.7% 감소한 10조3648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 요인을 살펴보면 관세 비용이 4조1100억원으로 실적 악화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믹스·인센티브 효과(-2조1890억원), 물량(-3700억원) 등을 크게 웃돌았다.
관세 비용은 영업이익 증가 요인인 환율(1조7490억원)을 비롯해 금융(3690억원), 기타(1조7800억원) 등의 총합을 상회했다. 일반적으로 고환율 상황은 현대차그룹의 수익성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분석되는데 올해는 관세 직격탄으로 고환율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못한 셈이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가동하고 있는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계획)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하고 올해도 이를 유지해나갈 방침이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작년 4분기에는 관세 25%가 적용된 재고가 판매됐기 때문에 (15%로의) 인하 효과가 제한적이었지만,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한 덕분에 관세의 부정적인 영향을 약 60% 만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탄력적인 가격·인센티브 책정, 재료비·가공비 절감, 부품 현지화 검토와 같은 대응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일정 부분 상쇄했다는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6.2%를 달성할 수 있었다. 현대차는 올해 영업이익률은 6.3%에서 7.3%를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1~2% 상승을 예상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수요감소와 불확실성 확대, 글로벌 판매·생산 규모 확정에 따른 일시적 비용 상승이 없을 것”이라며 “경쟁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 우려 등 대외 경영환경악화에도 북미 시장,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 원가 혁신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인상 언급으로 관세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고삐를 더욱 죌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HEV)를 비롯한 친환경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413만8000대인 가운데 SUV 판매량이 61.8%(254만7000대)를 차지했다. 친환경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0% 증가한 96만1812대로 전기차 27만5669대, 하이브리드차 63만4990대가 판매됐다.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관세 대응을 위한 북미 현지화 투자를 포함해 설비투자를 32% 늘린 9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본부장은 “올해 줄인 비용을 토대로 내년 경영 계획을 마련했다”면서 “올해 관세 효과는 작년의 4.1조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예측한다”고 내다봤다.
28일 실적을 발표한 기아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 114조1409억원, 영업이익 9조7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8.3% 감소했다. 기아차의 미국 관세비용은 3조1000억원으로, 현대차·기아의 관세 비용 합계는 약 7조2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은 300조3954억원, 합산 영업이익은 20조546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6.3% 늘고, 영업이익은 23.6% 줄었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이 300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