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건축유산 과학조사로 연대 재규명

2026-01-30 13:00:03 게재

안성 객사 정청, 조사 대상 중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 … 나이테 기반 연대 분석 등 도입

국가유산청이 보다 과학적 조사 방법을 통해 우리나라 현존 목조건축유산의 연대를 새롭게 규명했다. 국보 보물로 지정된 목조건축유산 11건의 연륜연대 분석 결과, 보물 ‘안성 객사 정청’이 14세기 중반에 건립된 사실이 확인되며 조사 대상 중 현존하는 목조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기록됐다. 연륜연대란 나이테 패턴을 이용해 생육연도를 분석해 목부재의 제작연대를 1년 단위로 측정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안성 객사 정청은 안성에 위치한 객사(지방 관청에 설치된 공식 접객 공간)의 중앙에 자리한 본건물이다.

안성 객사 정청 사진 국가유산청 제공

국가유산청은 30일 ‘목조건축유산 연륜연대 및 수종분석’ 1차 조사(2025년)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디지털 기반 국가유산 보존 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중장기 사업의 일환으로 2025년부터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조사 결과 안성 객사 정청에 사용된 주요 목부재는 1345년 무렵 벌채된 것으로 확인됐다. 발굴 목재나 불단에 쓰인 목재를 제외하고 건축물 부재 자체로는 국내에서 연륜연대 조사를 통해 확인된 가장 오래된 사례다.

국가유산청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안성 객사 정청의 학술적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국보 승격 가능성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그동안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유산으로 알려진 안동 봉정사 극락전은 방사성탄소연대 분석 등을 통해 12세기 말 건립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이번 조사는 목조건축유산 평가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에는 문헌 기록과 양식 편년 기준(목조건축의 시대별 구조 등 변화과정을 연대순으로 구분해 건립시기를 확인하는 기준)에 의존해 건립 시기를 추정해왔다. 과학적 연륜연대 분석 결과를 함께 활용하면서 경기도 유형문화유산이었던 ‘안성 청원사 대웅전’이 국가유산 보물로 지정되는 성과도 이어졌다.

아울러 주요 부재에 대한 수종 분석을 통해 향후 수리 과정에서 필요한 목재 수종을 보다 정확히 판단할 수 있게 됐으며 기후변화에 대비한 장기적인 전통 목재 공급 계획 수립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2월 ‘목조건축유산 연륜연대 및 수종 분석 표준 매뉴얼(가칭)’을 마련해 조사 기준과 절차를 체계화할 계획이다. 또한 2029년까지 약 100억원을 투입해 국보 보물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지정 및 비지정 목조건축유산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조사 결과를 문화유산수리이력정보관리시스템(H-BIM)과 연계해 국민과 학계 산업계에 폭넓게 공개할 방침이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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