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출자전환 증자등기 “과세 위법”

2026-01-30 13:00:03 게재

법원 촉탁 등기 비과세 대상

“회생계획 수행중 과세 불가”

회생절차 과정에서 법원 촉탁으로 이뤄진 출자전환 증자등기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등록면허세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개정 지방세법의 취지를 들어 회생계획 수행 중인 기업에 대한 과세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5부(이정원 부장판사)는 회생기업 휴림건설이 서울시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등록세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휴림건설은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뒤, 2021년 11월 회생계획에 따른 출자전환·유상증자·감자에 관한 등기를 법원 촉탁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관할 서초구청은 해당 증자등기를 과세 대상으로 보고, 전체 증자액 약 296억원을 과세표준으로 삼아 등록면허세 등 약 1억4200만원을 부과했다. 휴림건설은 이에 불복해 2023년 12월 조세심판원 심판청구를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휴림건설은 소송에서 우선 회생계획상 증자와 동시에 감자가 예정돼 있었던 만큼 자본금이 실질적으로 증가했다고 볼 수 없어 등록면허세 부과는 실질과세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등록면허세는 등기 또는 등록이라는 사실 자체를 과세물건으로 하는 세금”이라며 “출자전환으로 회생채무가 주식으로 전환되는 법적 효과가 발생한 이상, 이후 신주가 무상소각됐다고 하더라도 과세요건이 사후적으로 소멸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예비적 주장은 타당하다고 봤다. 2024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지방세법은 회생절차에서 법원 촉탁으로 이뤄진 등기를 등록면허세 비과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부칙을 통해 시행 이전에 촉탁된 등기라 하더라고 시행 당시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회생계획을 수행 중인 경우에는 개정 규정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재판부는 회생절차 종결 결정 이후에도 휴림건설이 미확정 채권과 소송 관련 유보금을 변제하기 위해 에스크로우 계좌를 개설해 상당 금액을 예치하고 있었던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회생절차 종결 결정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회생계획 수행이 완료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2024년 1월 1일 당시에도 휴림건설은 여전히 회생계획 수행 중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개정 지방세법과 부칙이 소급 적용돼 이 사건 증자등기는 등록면허세 비과세 대상에 해당한다”며 “이를 과세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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