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의석 배분 ‘3% 득표’ 위헌”

2026-01-30 13:00:21 게재

헌재 “평등선거 원칙 위반” … 소수정당 국회 진입 수월해져

국회의원 선거에서 3% 이상 득표한 정당에게만 비례대표 의석을 할당하는 공직선거법 조항(저지조항)은 위헌이라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했다.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해당 조항은 즉시 효력을 잃게 됐다. 이에 따라 소수 정당이 정당 득표율 3% 미만이더라도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해 국회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헌법재판소(소장 김상환)는 군소 정당 및 비법인 사단, 국회의원 선거권자 등이 청구한 공직선거법 189조 1항 1호에 대해 재판관 7(위헌) 대 2(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청구가 제기된 조문 외에도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5석 이상을 차지한 정당’에게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한다고 정한 같은 항 2호도 위헌 결정했다. 최저득표율 요건만 위헌으로 선언하고 무효화하면 오히려 허들이 더 높은 지역구 의석 요건만 남게 되는 만큼 조항 전체에 대해 위헌 결정한다는 취지다.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해당 조항은 즉시 효력을 잃게 됐다.

공직선거법 189조 1항 1호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효투표 총수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에 대해 국회의원 의석을 배분하도록 정한다.

청구인들은 21·22대 총선에서 군소정당 비례대표 후보로 등록한 이들로 3% 이상 정당 득표율을 얻지 못해 비례대표 의석을 못 받았는데, 해당 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이 조항은 득표율이나 지역구 의석 기준 등 ‘저지선’을 넘지 못한 정당에 대한 투표를 사표(死票)로 만들어 유권자 투표의 가치와 정당을 차별하며, 사표를 유발해 선거의 비례성 약화를 초래한다”고 했다. 또 “소수정당들의 원내 진출을 막아 정치적 다양성과 정치 과정의 개방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또 “저지조항을 폐지하는 경우를 상정해 22대 총선의 비례대표 의석 배분을 다시 계산해보면 정당 일부가 원내에 진출하게 되나 그 수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저지조항을 폐지하더라도 군소정당의 난립으로 인해 의회 기능이 마비될 우려는 크지 않다”고 했다.

군소정당의 난립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거대 양당제 고착이 더 문제라 본 것이다.

헌재는 또 또군소정당 난립을 막을 필요성이 있다 하더라도 다른 제도적 장치가 충분하다고 봤다. 헌재는 “정당법은 정당 설립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직을 규정하고 있어 이미 신생 정당이나 군소 정당에 대한 진입 장벽을 세우고 있고 국회법은 교섭단체 제도를 두고 있다”며 “군소정당 원내 진출이 늘어나더라도 국회의 원활한 운영이 저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반대의견을 낸 조한창·정형식 재판관은 “의석 배분에 있어 일정 수준 이상의 정치적 지지를 획득한 정당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국회의 기능 수행을 위해 필요한 전제 조건”이라고 했다. 또 “극단주의 세력의 국회 진입을 제한하되 신생 정당의 원내 진출을 봉쇄할 정도에 이르지 않도록 적정한 기준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헌재 결정으로 득표율 3% 미만 정당도 비례대표 의석 배분 대상에 포함되지만, 비례대표 전체 의석수가 46석으로 한정돼 있고 계산법에 따라 의석이 배분되기 때문에, 극히 낮은 득표율 정당이 자동으로 원내에 진입하는 것은 아니다. 3% 미만이라는 이유로 일률적으로 0석 처리되던 일종의 ‘컷오프’ 제한만 사라지는 것이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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