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주택연금 융합해야 자산 누수 막아
주거안전 노후소득
동시확보 가능해야
보험연구원이 퇴직연금 등 연금자산과 주택자산간 유기적 연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2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김성호 선임연구위원과 이소양 연구원은 최근 ‘연금자산과 주택자산의 상호 연계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를 내놨다.
한국의 고령 가구 주택보유율은 67.8%로 OECD 주요국 중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주택을 보유했더라도 노년에 가난한 삶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주택연금 활용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주택을 상속용 자산으로 보는 게 대부분이다.
연구팀은 “주택구입에 활용된 자금을 은퇴 시점에 다시 연금계좌로 환류 시켜 ‘주거 안정’과 ‘노후소득’을 동시에 확보하는 해외 사례를 연구해, 국내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호주는 개인이 추가 적립한 본인 부담 퇴직연금 적립금에 한해 생애 첫 주택 구입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다운사이징’에도 주택·퇴직연금을 활용할 수 있다. 55세 이상 은퇴자가 노년기에 살고 있던 주택 규모를 줄일 때가 대표적이다. 살고 있던 집의 면적 등 규모를 축소하면서 매각 차액이나 잉여자금은 연금 계좌에 추가로 납입할 경우 추가로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고령자층이 살고 있던 주택 면적을 줄이고 있어 이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참고할만 하다.
싱가포르는 퇴직연금 자산으로 주택구입을 하더라도 이 주택을 매각하면 원리금을 원래 연금계좌로 환수한다. 매각을 하지 않으면 주택 담보설정을 통해 연금재원으로 복귀시킨다.
주택소유장려제도(WEF)를 운영하는 스위스는 연금 적립금으로 주택을 구매할 수 있으나 매각 즉시 상환해야 한다. 상환하면 세금 환급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미상환시에는 연금 삭감이라는 불이익을 준다.
연구팀은 “퇴직연금 적립금의 주택 활용이 단순 자금인출로 종결되지 않고, 은퇴 시점에 다시 연금자산으로 복원되도록 하는 조건부 인출 및 환류장치 도입이 필요하다”며 “주택 매각자금을 연금계좌로 재납입하거나 주택연금으로 전환할 경우 과세 이연 및 납입한도 예외 등 파격적 혜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경기도 분당 A아파트 101.76㎡ 매매시세는 17억원이다. 이 아파트 거주자가 같은 단지 67.78㎡(시세 13억원)으로 갈아타면 세전 4억원의 비용이 남는다. 면적을 줄인 거주자가 차액을 연금으로 넣을 경우 양도세 등 세제 혜택을 줄만 하다는 이야기다.
연구팀은 “현재 한국의 제도는 적립자산의 활용 가능성만 제시고 있다”며 “형성된 주택자산에 대해 주택매매와 같은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연금자산으로 환류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어 퇴직연금 자산의 누수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