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주민 쟁점 토론회로 ‘행복 300%’

2026-02-02 13:00:08 게재

서대문구 14개 동별로 ‘비전공유회’

주요 부서 과장까지 새해맞이 인사

“식사 대접만 하는 것보다 문화생활도 가능하면 좋겠어요.” “당연하죠. 식사하고 나면 공간 정비해서 춤과 노래 배우고 여가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도록 할 겁니다.” “주변 상권에 영향은 없을까요?” “우려하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대상자분들이 식당에서 식사할 정도로 재정적 여유가 있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상권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겁니다.”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2동주민센터.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곧 동네에 선보일 노년층 대상 무료급식소 ‘행복한 밥상 2호점’에 대해 설명하자 주민들이 제안과 우려를 잇달아 쏟아놓는다. 이 구청장이 직접 답변을 했고 함께 자리한 국장이 보완 설명을 하기도 했다.

2일 서대문구에 따르면 구는 새해를 맞아 올 한해 각 동에서 진행할 주요 현안사업을 주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동주민센터 비전공유회’를 열었다. 지난달 19일 충현동과 천연동을 시작으로 27일 북가좌1동과 2동까지 14개 동 전체를 순회한 참이다. 구는 “지난해 현장 민원실을 운영하는 등 주민과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이어 온 이성헌 구청장이 현장·소통행정을 강화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북가좌2동 비전공유회에 참석한 이성헌 구청장과 주민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서대문구 제공

특히 구청장이나 공무원들이 주요 사업 계획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보고’ 중심에서 탈피했다. 동별 최대 현안 사업을 주제로 주민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쟁점 토론회’가 핵심이다. 실질적인 방안을 찾기 위해 각 국장들까지 참여하도록 했다. 자치행정 주거정비 등 주요 부서 과장 8명도 주민들에게 세배를 하고 새해 인사 겸 각 동과 관련된 사업을 공유했다.

북가좌2동에서는 행복한 밥상이 첫번째 쟁점 토론 주제였다. 주민들은 공간 활용 방안부터 몇살까지 몇명이나 이용할 수 있는지, 얼마나 자주 식사할 수 있는지 등을 질문했다.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과 거동이 불편해 행복한 밥상을 방문하지 못하는 주민들에 대한 우려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이 구청장은 “나이 제한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지만 무한정 확대할 수는 없어서 65세 이상 주민을 우선하려고 한다”며 “수요조사를 해보니 700명 가량이 희망했다”고 답변했다. 그는 “1호점처럼 월 수 금 점심을 계획하고 있다”며 “복지관 경로식당 방문도 어려운 주민들을 발견하면 도시락이나 반찬 배달을 신청해달라”고 덧붙였다.

두번째 쟁점 토론 주제인 수해 예방과 관련해서는 안전건설국에서 개선방안을 먼저 소개했다. 장기적인 하수관거 확장공사에 앞서 우기 전에 준설을 하고 물막이판을 설치하는 등이다. 이어 공중목욕탕 설치, 양버즘나무 중심인 가로수 교체, 골목 내 주차 차량에 대한 단속 유예 등 주민들 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제안까지 나온 뒤에야 2시간여에 걸친 비전공유회가 마무리됐다. 김영림 자원봉사캠프장은 “토론 방식이라 지루하지도 않고 훨씬 좋다”며 “현안이 귀에 쏙쏙 들어오고 주민들 호응도 뜨겁다”고 평가했다.

북가좌2동에 앞서 쟁점 토론을 진행한 동네 분위기도 뜨거웠다. 충현동에서는 북아현3구역 재개발 사업과 마을버스 노선, 연희동에서는 제설대책과 연희맛로 활성화를 주제로 토론이 이어졌다. 신촌동에서는 신촌상권 활성화 방안과 경의선 지하화, 홍제2동에서는 아동·가족을 위한 놀이공간과 체육시설이 화두였다. 서대문구는 주민들 제안을 반영해 각 동별 사업을 다듬어갈 방침이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행복 100%에서 시작해 올해 목표를 300%로 내걸었다”며 “비전공유회에서 나온 주민들의 소중한 의견을 행정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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