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무고 유도’ 혐의 장로, 무죄 확정
1심 유죄·2심 무죄 … 대법, 무죄
“허위기억 주입, 엄격히 증명 안돼”
같은 교회에 다니는 신도 세 자매를 세뇌해 과거 친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무고하도록 유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회 장로와 집사 등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해 12월 24일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회 장로이자 검찰 수사관이던 A씨와 그의 부인인 교회 권사 B씨, 집사 C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들은 자매인 여신도 3명에게 “친부 D씨로부터 4~5살 때부터 지속해 성폭행당했다”는 허위 사실을 믿게 한 뒤 2019년 8월 친부를 성폭행 혐의로 허위 고소하게 한 혐의로 2021년 7월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여신도들의 가족이 이단 의혹을 제기하자 A씨 등이 이들을 허위 고소해 성폭행 범죄자로 만들려고 시도한 것으로 의심해 기소했다. 이들은 신도들 위에 군림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환상을 볼 수 있다거나 귀신을 쫓고 병을 낫게 하는 능력이 있다는 등 선지자 행세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유죄를 인정해 A씨와 B씨에게 징역 4년, C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은 피고인들이 암시, 유도, 집요한 질문을 통해 원하는 답을 얻는 과정을 반복했다고 판단했다. 1심은 피고인들이 D씨의 이단 문제 제기에 앙심을 품은 나머지 D씨가 형사처벌을 받게 하기 위해 무고했다고도 봤다.
그러나 2심에서는 모두 무죄로 뒤집혔다.
2심은 “(성폭행) 피해 사실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 사실”이라며 이들의 성 상담 과정에서 유도와 암시에 의해 교회 신도인 세 자매에게 허위 기억이 형성됐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이들이 서로 공모해 고의로 허위 기억을 주입한 혐의는 엄격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2심은 “피고인들이 피해 사실을 실제로 믿었거나 믿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여러 정황이 존재하고 주변인들 역시 그랬던 정황이 존재한다”며 “피고인들이 미필적으로나마 허위성을 인식했음이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사가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2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A씨는 사건이 알려진 뒤 검찰에서 직위해제 됐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