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침으로 뇌신경 질환 조기 진단
AI 센서로 뇌전증·조현병·파킨슨병 구분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정호상 교수 연구팀이 침을 이용해 뇌신경 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센서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는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양승호 교수팀과 한국재료연구원 박성규 박사팀이 함께 참여했다.
뇌신경 질환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질환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 진단 시기를 놓치기 쉽다. 뇌 영상 검사나 뇌척수액 검사가 쓰이지만, 비용이 들고 몸에 부담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표면증강 라만 산란(SERS) 기술을 활용한 센서를 만들었다. 이 기술은 분자가 빛과 반응할 때 나타나는 고유한 신호를 읽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센서 구조를 정밀하게 설계해 침 속에 아주 적은 양으로 존재하는 단백질 신호도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했다. 분자를 센서 표면에 붙잡아 신호를 키우는 GME 기술도 적용했다.
이 센서를 이용해 대표적인 신경 단백질인 Aβ42와 tau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단백질 상태에 따라 신호가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했고, 침 속 단백질 변화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었다.
실제 임상 침 시료 67건을 분석한 결과, AI 모델로 뇌전증·조현병·파킨슨병을 93.94%의 정확도로 구분했다. 별도의 침습적 검사 없이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진단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정호상 교수는 “침 속 단백질 변화를 이용해 신경계 질환을 비교적 간단하게 선별할 수 있는 기술을 제시했다”며 “앞으로 다양한 신경 질환 진단과 새로운 바이오마커 연구에도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재료·바이오 융합 분야 국제 학술지 ‘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에 1월 24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한국재료연구원 기본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보건복지부 관련 연구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