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검사·제재’ 통제 강화…‘고위험 상품판매’ 점포 검사

2026-02-09 13:00:01 게재

소비자피해 집중점검, 주요 상장사 회계심사·감리주기 단축

중금리대출 활성화 … 은행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 마련

민생금융범죄 특별사법경찰 추진 등 올해 업무계획 발표

금융감독원이 감독권한 행사에 대한 통제가 소홀했다는 비판에 따라 검사·제재 프로세스 개선 등 내적 쇄신 방안을 포함한 중장기 5대 전략목표를 발표했다.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판매에 대한 강도 높은 검사와 함께 주요 상장기업에 대한 회계심사·감리주기도 단축된다.

9일 이찬진 금감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6년 금감원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5대 전략 목표를 △(쇄신) 일류 감독서비스를 위한 내적쇄신 지속 △(신뢰) 공정한 금융패러다임 구축 △(안정) 굳건한 금융시스템 확립 △(상생) 국민과 동반성장하는 선순환 구조 마련 △(미래) 책임 있는 혁신기반 조성으로 정했다.

이 원장은 “2026년을 실질적 금융소비자 보호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금융소비자보호에 금융감독원의 역량을 집중하면서도 대내·외 금융·경제 불확실성에도 흔들림 없는 금융시장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감독방향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중간 검사결과 발표 제한’ 등 내부 쇄신 = 금감원은 내부 쇄신을 주요 추진계획 중 첫 과제로 제시했다. 감독행정의 투명성·공공성 제고를 위해 검사, 제재 등 프로세스 혁신을 추진하기로 했다.

검사 프로세스의 경우 원칙적으로 중간 검사결과 발표를 제한하고 예외적으로 공익적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발표할 수 있도록 절차 등을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마련하기로 했다.

수시검사 사전 통지기간을 확대하고 의견청취 제도도 개선한다. 제재대상자가 검사 부서장에게 의견청취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권익보호기준에 명시해 방어권 보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담당 검사역이 검사결과 처리 진행 단계를 입력할 때마다 진행단계를 금융회사에 자동 통지하도록 해서 검사결과 처리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기로 했다.

제재의 경우 처벌 중심에서 벗어나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역량 강화에 도움을 주고, 제재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개선된다. 경미한 위반행위는 준법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제재조치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제재심의위원회 구성은 법조인 중심에서 학계, 연구원 등 민간위원 구성을 다양화해 직역 편중을 해소하고, 이해상충 우려가 있으면 위촉을 사전에 제한하기로 했다. 제재내용과 결과를 누구나 검색·열람할 수 있도록 제재공시 시스템도 개선된다.

금융회사 업무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인허가 통합 시스템’을 구축, 접수·심사 등 인허가와 등록업무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는 인허가 접수 건이 많은 업무에 우선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전체 업무로 확대된다.

◆서민 자금공급 확대, 중금리대출 인센티브 = 부동산대책과 맞물려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막혀 있는 서민금융에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이 원장은 “은행권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 마련 등을 통해 포용금융의 경영문화 정착을 유도하고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매년 은행별 포용금융(서민·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사회공헌 등) 이행체계·현황 등을 종합평가하고 평가결과 등을 경영진·이사회 등에 안내해 포용금융의 경영문화 정착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지역·서민 대출에 대해 예대율 등 규제비율 산정시 우대하고, 가계대출 총량관리시 중금리 대출은 실적을 완화해 적용하는 등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부동산·건설업 대출 등과 관련해서는 위험가중치 및 충당금 규제를 강화해 2금융권의 지역·서민 대출여력을 확보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고금리를 부담 중인 중·저신용자 차주를 정교하게 선별할 수 있도록 ‘맞춤형 신용점수 평가 시스템(CSS)’ 고도화도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또 대출금리 산정체계 점검 등을 통해 합리적인 신용원가에 기반해 대출금리가 산정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중·저신용자 대출금리(13% 이상)가 고신용자(5~6%) 대비 매우 높고 중간대 금리(8~13%) 대출 실적이 미미한 금리단층 현상 지속되고 있다”며 “중소금융 업권이 PF 등 고위험 자산 대신 지역·서민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할 유인 체계와 영업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 중심 감독체계 확립 … 영업점 검사 확대 = 금감원은 작년 이 원장 취임 이후 ‘금융소비자보호’로 업무의 무게중심이 급격히 이동했다.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금융소비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감독체계를 확립하기로 했다.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판매의 적정성 등에 대한 기획·테마검사를 실시하고, 영업점 검사 확대를 통해 판매절차, 내부통제 적정성 등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회사의 중요 거점점포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직접 검사에 나선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 예방 규제 실태점검도 실시하기로 했다. 올해 안에 추가 도입되는 고난도상품 상품설계 규율 강화 등이 반영될 예정이다. 또 자본시장 신뢰도 제고를 위해 주요 참여자인 증권사·자산운용사의 불건전 영업행위 등을 중점 점검하고 고위험 사모운용사에 대한 현장점검도 실시하기로 했다.

불법사금융 등 민생금융범죄 척결을 위해 금감원의 현장 집행력을 확대하는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이 올해 본격화된다.

민생금융범죄 특사경 유관협의체를 추진하고, 범죄자금 이동 차단을 위해 계좌관리-이체-출금의 단계별 관리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통신 및 금융회사가 각각 보유한 범죄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조기에 차단하기로 했으며, 불법사금융 신고·제보 등을 통해 수집된 불법추심 의심 계좌에 대해서는 거래정지 등 조치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감리주기 10년으로 단축 = 기업들의 감리주기도 대폭 단축될 예정이다.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금감원은 현재 약 20년인 상장사 감리주기를 10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코스피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코스피200 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20사(10%)를 심사대상으로 선정해 해당 기업의 심사·감리주기를 10년으로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회계감리부서 조직 및 인력 여건상 대규모 투자자 피해발생 우려가 큰 코스피200 기업을 중심으로 우선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회계 심사·감리주기 단축을 위해 조직·인력 운영방안을 포함한 중장기 로드맵을 금융위와의 협의를 통해 수립하겠다”며 “중대 회계부정 기업의 신속한 자본시장 퇴출을 위해 코스피뿐만 아니라 코스닥 상장사 등에 대한 심사·감리주기를 코스피의 경우 10년, 코스닥은 5년으로 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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