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은아 한국업사이클링공예협회장
“재활용도 구독하는 시대…‘쓱싹꾹꽉’으로 순환경제”
쓰레기 아닌 자원관리로 인식 전환
“버려지는 포장재를 쓰레기가 아닌 자원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냄새나는 쓰레기 버리기가 아니라 ‘나는 자원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요.”
6일 서울 회기로 동대문구자원순환정거장에서 만난 김은아 한국업사이클링공예협회장은 ‘재활용 구독서비스(Re:Act)’ 준비에 한창이었다. 한국업사이클링공예협회는 지속가능한 도시 순환체제 구축을 위해 환경교육 등을 한다. ‘쓰레기 제로’를 위해 ‘자원순환 DNA’를 우리 사회 곳곳에 심는 게 목표다.
“동대문구는 1인가구가 타지역에 비해 많은 편이에요. 재활용 참여 의지가 있어도 다 마시고 난 우유팩이나 페트병 즉석밥용기 등을 집에 보관하기가 쉽지 않죠. 깨끗이 씻고 말리고 접어서 보관한 우유팩을 일정 양이 될 때까지 집에 두는 게 어려워 마음이 있어도 재활용 참여를 포기하는 시민들을 보면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재활용 ‘3종 자원통합 패키지’구성과 구독서비스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분리배출을 잘하는 국민들도 없다. 귀찮아도 각 재활용자원별로 열심히 구분해 버리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분리배출 품목이 늘어나면서 실제 얼마나 재활용이 되는지 의구심을 품는 시민도 적지 않다. 이러한 불신이 쌓이지 않도록 정책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시민들이 종이팩 페트병 즉석밥용기를 한꺼번에 재활용을 할 수 있도록 모아 두면 수거를 해오고 그에 합당한 보상 체계를 구축한다면 참여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죠. 구독자들에게 분기별로 교환 보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탄소감축 수치를 제공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하는 식으로 구상 중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아지면 이른바 ‘재활용마을’이 곳곳에 탄생하는 거죠. 생각만 해도 설레지 않나요?”
김 협회장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요즘처럼 행복한 때도 없다며 함박웃음을 터트렸다.우선 동대문구를 대상으로 한다. 우체국과 협업도 준비 중이다. 3월까지 원룸이나 다주택 거점 시범운영 등을 통해 페트병 종이팩 즉석밥용기 통합 패키지 적재장소를 준비할 계획이다. 이러한 수거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한 뒤 4~6월에는 구독서비스 실행을 준비할 방침이다. 구독서비스 전용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추진 중이다.
“재활용을 할 때 걸림돌 중 하나는 ‘큰 부피’입니다. 일반 가정집이나 카페 등에서 재활용 의지가 있어도 페트병 우유팩 등이 부피를 차지하면 난감하죠. 이는 수거하는 분들에게도 부담이 돼요. 부피만 크지 실제 재활용자원량은 얼마 되지 않는 데에 인력이 더 많이 투입돼야 하니까요. 재활용사업자들에게도 부피만 크지 돈이 되지 않으니까 경제성이 부족하죠. ‘쓱싹꾹꽉’ 캠페인을 앞으로 펼치려는 것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예요.”
쓱싹꾹꽉은 ‘쓱쓱싹싹(청결하게) 꾹꾹꽉꽉(압축하여)’의 앞 글자를 따 만든 단어다. △‘쓱쓱’ 내용물을 완전히 비우고 △‘싹싹’ 이물질이 없도록 깨끗이 씻고 △‘꾹꾹’ 눌러 부피를 최대한 줄인다. 이후 △‘꽉꽉’ 보관 용기 등에 빈틈없이 채운다. 우유팩 등이 재활용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깨끗이 씻어야 한다. 깨끗이 비우고 헹구지 않으면 내용물이 흘러내려 악취가 발생하고 썩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힘들게 시민들이 모아도 재활용을 할 수가 없다.
쓱쓱 싹싹 닦은 뒤에는 꾹꾹 꽉꽉 눌러 부피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500ml 이상 큰 생수병도 제대로 된 방법으로 꾹꾹 밟아 접는다면 부피가 5배 이상 줄어들 수 있다. 투명페트나 종이팩 캔 비닐 등의 부피를 줄일 수 있는 지침은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요즘은 워낙 일이 많아서 주말에는 가족까지 총동원하고 있죠. 큰돈을 버는 일도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으니까 아이들도 잘 이해하고 따릅니다. 풀뿌리 자원순환 모델을 구축해 순환경제 생태계 고용 창출은 물론 기후변화 대응까지 가능하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물려줄 수 있지 않을까요.”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