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능 N수생 16만명 달할 수도
의대 증원·정시 탈락자 증가 영향 … 재도전 늘지만 성적 향상은 별개
의대 증원과 정시 탈락자 증가가 맞물리면서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N수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입시 환경 변화가 수능 재도전을 부추기고 있지만 재도전이 곧 성적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교육계에 따르면 2026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전국 190여개 대학이 선발하는 인원은 8만6004명으로 전년보다 9402명 줄었다. 반면 수험생의 총지원 건수는 51만4873건으로 전년보다 1만8000건 넘게 늘었다. 대학이 뽑는 인원은 줄었지만 출생률이 높았던 2007년생 고3과 기존 N수생이 대거 지원에 나서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구조는 정시 탈락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정시 모집 탈락 건수는 42만8000건대로 전년보다 6.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정시 탈락 규모가 커질수록 다음해 수능에 다시 도전하는 수험생도 함께 늘어나는 만큼, 입시업계에서는 2027학년도 수능에서 N수생이 16만명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의대 정책 변화도 N수 증가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의대 모집 인원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연간 700~800명 가량 늘어날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상위권 수험생 입장에서는 수능을 다시 치러 의대 진학을 노려볼 만한 유인이 커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의대 모집 인원이 일시적으로 크게 늘었던 2025학년도 수능에서는 N수생이 16만명대를 기록했다.
2027학년도부터 도입되는 지역의사제 역시 변수로 꼽힌다. 지역의사제는 의대 신입생 일부를 선발해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하는 대신 졸업 후 일정 기간 해당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의대 소재지나 인접 지역 중·고등학교 졸업자만 지원할 수 있어 지방 출신 최상위권 학생의 수능 재도전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N수생이 늘어난다고 해서 재도전의 성공 가능성까지 함께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다. 진학사가 2026학년도 정시 모집 지원자 16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1%가 자신의 수능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답했다. 두차례 이상 수능에 도전한 N수생만 놓고 봐도 67%가 성적에 만족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수능 성적에 대한 불만은 정시 지원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답한 수험생들은 원서 3장 가운데 평균 1.37장을 상향 지원에 사용했다. 반면 성적이 기대 이상이라고 답한 수험생의 상향 지원은 평균 0.92장에 그쳤다. 입시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정시 지원을 ‘마지막 승부수’로 인식하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한다.
입시업계는 이러한 상향 지원 경향이 정시 탈락 규모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성적에 대한 아쉬움이 클수록 위험을 감수한 지원이 늘고 그만큼 불합격을 경험한 수험생이 다음해 수능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커진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공격적인 지원 전략은 동시에 불합격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성적 개선 가능성을 낙관하기보다는 현재 성적과 경쟁 구도를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상위권으로 갈수록 소수 문항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만큼, N수생 증가 자체가 경쟁을 완화하기보다는 오히려 심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입시업계는 N수생 증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만 재수·반수가 모든 수험생에게 유리한 선택은 아니라는 점에서 재도전 여부를 결정할 때는 학습 지속 가능성과 심리적 부담, 비용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의대 증원과 정시 탈락 확대가 N수 증가를 이끄는 구조적 요인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재도전이 곧 성적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는 만큼, 수험생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세풍·차염진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