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달말 HBM4 세계 첫 출하
메모리반도체 주도권 확보 본격화 … 평택사업장 생산라인 확대 추진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주도권 확보를 본격화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설 연휴 후 인공지능(AI)용 메모리반도체 HBM4를 출하할 예정이다. HBM4는 HBM3E 후속 제품으로 엔비디아가 올해 출시할 AI 칩 ‘베라 루빈’에 탑재된다.
지난달 29일 열린 실적설명회에서 김재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2월부터 HBM4 양산 출하가 예정돼 있다”며 “이미 정상적으로 양산에 투입돼 생산이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의 품질 테스트를 일찌감치 통과해 구매주문(PO)을 받았고 HBM4가 적용되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 출시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일정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내달 기술 콘퍼런스 ‘GTC 2026’에서 삼성전자 HBM4를 적용한 베라 루빈을 처음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HBM4가 양산 출하되는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출하할 HBM4는 성능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4 개발 착수 때부터 국제반도체 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을 능가하는 최고 성능을 목표로 정했다.
또한 D램과 파운드리 공정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특성을 살려 HBM4에 1c(10나노급 6세대) D램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동시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 HBM4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JEDEC 표준인 8Gbps를 넘어 최대 11.7Gbps(초당 기가비트)를 달성했다. 이는 JEDEC 표준을 37%, 이전 세대 HBM3E(9.6Gbps)를 22% 웃도는 수준이다.
또한 삼성전자 HBM4는 단일 스택(묶음) 기준 메모리 대역폭이 전작 대비 2.4배 향상된 최대 3TB/s 수준에 달한다. 12단 적층 기술로 최대 36GB의 용량을 제공한다. 앞으로 16단 적층 기술을 적용하면 최대 48GB까지 용량 확장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최초 HBM4 양산과 납품은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경쟁력 회복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HBM4를 시작으로 메모리반도체 초격차 리더십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이를 위해 최근 HBM4를 생산하는 평택 4캠퍼스(P4) 증설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