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변신은 무죄?
2022년 국민의힘과 합당 이후 여전히 ‘이방인’ 대우 받아
친한계 저격으로 보수층과 거리 좁혀 … 서울시장 급부상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최근 행보가 당내 주목을 받고 있다. 친한계(한동훈)를 겨냥한 날선 발언을 내놓는 동시에 장동혁 대표와 코드를 맞추면서 정치적 변신을 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보수층과의 거리감을 부쩍 좁히면서 마침내 국민의힘 인싸(인사이더)가 되는 분위기”라는 촌평이 나온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와의 후보단일화를 통해 국민의힘에 합류한 안 의원은 이후 4년여 동안 국민의힘에 뿌리 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여전히 ‘이방인’ 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3년 3월 전당대회에 출마했지만 친윤(윤석열)이 지원한 김기현 의원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2025년 5월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4명이 진출하는 2차 경선에 올랐지만 2명으로 좁힌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다. 2025년 8월 전당대회에 또 출마했지만 4등으로 낙선했다. 안 의원은 중도층에선 지지세가 있지만, 당원과 보수층 지지가 약한 탓에 당내 선거에서 부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당내 선거에서 연달아 낙선의 쓴 잔을 들었던 안 의원은 최근 정치적 변신으로 읽힐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달 당 윤리위가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게시판 의혹의 책임을 물어 제명 징계를 내리자, SNS를 통해 “여론조작 계정으로 지목된 IP 주소, 즉 가족 5인의 명의로 1400여개의 게시글이 작성된 2개의 IP 주소가 한 전 대표와 무관함을 스스로 입증한다면, 지금의 혼란은 바로 정리될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표면적으론 한 전 대표 스스로 자신의 억울함을 풀라는 메시지였지만, 실제로는 한 전 대표를 더 압박하는 뉘앙스로 읽혔다.
지난달 17일에는 장 대표 단식장을 방문한 데 이어 SNS에서 “ 단식과 당원게시판(당게) 문제는 별개”라며 장 대표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당게 논란을 피하기 위해 단식에 나섰다는 의심을 했다. 안 의원은 지난달 26일에는 ‘당원게시판 논란의 시급한 정리가 우선’이란 글을 통해 장 대표의 ‘한동훈 징계’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안 의원은 지난 4일에는 친한계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안 의원은 지난 2일 친한계 의원들이 원외 조광한 최고위원의 의원총회 참석을 놓고 시비를 걸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금배지’가 의원총회의 출입증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직자는 8일 “안 의원이 국민의힘에 들어온 지 4년이 지나도록 뿌리를 못 내린 건 당원·보수층과의 거리감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행보가 당원·보수층의 호감을 사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당직자는 “당원·보수층이 안 의원의 변화 노력에 높은 점수를 준다면 서울시장 후보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