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최종진 한국해운조합 서남권역본부장

“섬주민 이동권위해 선주사업 시급”

2026-02-09 13:00:07 게재

목포~흑산도·홍도 항로 등

선사들 투자여력 상실

섬주민들의 이동권과 해양영토 보전을 위해 공공기관이 선주가 되는 선주사업으로 섬과 육지를 잇는 해상교통이 끊이지 않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종진(사진) 한국해운조합 서남권역본부장은 지난 6일 “목포와 흑산도·홍도를 잇는 항로에 투입 중인 여객선이 선령 만료로 운항이 중단될 예정이지만 아직도 대체선박을 투입할 방안이 없어 관광뿐만 아니라 섬주민 이동제한 등 심각한 해상교통 문제가 우려된다”며 “해운조합 등에서 한국해양진흥공사 자금을 활용해 선박을 직접 건조해 선사에 대선(용선)하는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운조합이 선박을 소유하는 선주가 되고 여객선사가 선박을 사용하는 용선주로 여객선을 운영하는 형태다.

최 본부장은 이같은 방안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적자항로를 운항하는 여객선이 계속 운항할 수 있게 하는 방안으로 여객선 공영제가 오랫동안 거론됐지만 아직 현실화되지 못한 상태다.

현재는 해양수산부가 적자항로를 운항하는 여객선의 운항결손금을 지원하는 연안여객항로 안정화지원사업으로 선사를 지원하고 있다. 선주사업도 여객선 공영제와 함께 대안으로 거론된다.

최 본부장은 목포~흑산도·홍도 항로에 대체 선박 투입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목포에서 흑산도·홍도를 오가는 뱃길은 지난해 7척의 여객선이 연간 40만여명의 여객을 운송했는데 지금은 4척의 선박이 운항하고 있고, 올해 안에 선령 30년이 만료돼 2척이 추가로 퇴역하면 2척만 남게 된다”며 “단기적으로는 대체선박을 확보할 때까지 기존 운항선박에 대한 검사통과를 전제로 한시적으로 운항하고 그 사이 선주사업 등 새로운 선박금융제도를 도입해 신조선박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운법 시행규칙에 따라 여객선 선령은 20년으로 제한되지만 안전운항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판정된 여객 전용 여객선은 1년 단위로 최대 30년까지 운항할 수 있다. 하지만 목포~흑산도·홍도를 운항하는 4척 중 2척은 1996년 진수한 선박이어서 1년 단위로 연장가능한 30년 한도도 올해 만료된다.

이 구간 여객선을 운항하고 있는 한 선사는 최근까지 호주에서 중고선 도입을 검토했지만 중고선 가격이 올라 망설이고 있다.

최 본부장은 “선사들이 중고선 도입이나 선박을 새롭게 건조해서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하지만 2020~2022년 코로나사태, 2023년부터 여객의 급감 등으로 투자 여력을 상실한데다 세계시장에서 초·쾌속선 중고선 매물 부족과 신규 건조비용 급등 등으로 투자 장벽도 높아져 선박을 제 때 대체 투입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운조합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목포~홍도 항로 여객은 2016년 70만명, 2017년 72만명에서 2018년 57만명으로 줄어든 이후 코로나가 확산된 2020년 29만명으로 급감했고, 2022년 코로나가 끝나면서 45만명으로 늘었지만 2023년 41만명, 2024년 38만명으로 다시 줄었다.

이에 따라 이 항로를 운항하는 2개 선사의 당기순이익도 2016년 66억원에서 2017년 39억원, 2018년 15억원으로 줄어들다 2020년 3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가 끝난 해인 2022년엔 26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이다가 2023년 2024년엔 각각 17억원, 12억원 흑자 규모로 다시 줄었다.

최 본부장은 “현재 운항 중인 선박 중 2척도 선령제한으로 운항을 중단하게 되면 남은 2척으로만 목포에서 흑산도·홍도를 오가게 돼 섬 주민의 이동권이 제한되면서 생활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관광객도 더 줄어들게 돼 섬지역 경제 침체 등 부정적 영향이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최근 거문도 백령도 울릉도 등에 대체 선박 투입이 늦어지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크게 부각된 사례가 있었는데, 비슷한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운조합 서남권역본부는 섬이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국내 연안을 운항하는 전체 여객선 150척 중 104척을 관할하고 있다. 전국의 여객선 터미널도 24개 중 17곳이 서남권역본부에서 관리·운영 중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정연근 기자 기사 더보기